[인터뷰]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 “오래 사는 시대, 건강하게 사는 삶 고민해야”

입력 : 2026-05-10 17:17:29 수정 : 2026-05-10 17: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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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CEO아카데미 19기 강연
행복한 노년·건강수명 중요성 강조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제19기 수업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제19기 수업에서 강연하고 있다.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제19기 수업에서 강연에 나섰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 요양병원의 현실과 코로나19 팬데믹 경험 등을 언급하며 “평범한 하루를 누리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날 ‘건강한 수다, 삶의 축복 아침에 눈을 뜨다’를 주제로 초고령사회 속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를 앓는 90대 노모를 돌보는 가족 사례를 소개하며 “대한민국 의료는 사람을 오래 살게 할 만큼 발전했지만, 행복하게 늙는 문제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짚었다. 이어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수명의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다”며 “말년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보내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달라졌던 일상 풍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한 교수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줌으로 회식을 하던 시대를 살았다”며 “또 다른 팬데믹은 언제든 올 수 있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즐기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두 겹씩 입고 장시간 근무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의료진의 헌신과 쉽게 접근 가능한 의료 시스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의정 갈등 이후 지역 의료 인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며 “가급적 아프지 않도록 예방 중심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제19기 수업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가 최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일보 CEO아카데미 제19기 수업에서 강연하고 있다.

건강관리 핵심으로는 정기검진과 성인병 관리를 꼽았다. 그는 “고혈압과 당뇨는 심한 단계 전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검진으로 발견된다”며 “혈압약과 당뇨약은 아파서 먹는 약이 아니라 아프지 않기 위해 먹는 예방약”이라고 설명했다. 또 “혈관은 90% 가까이 막혀도 증상이 없다가 어느 순간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자신의 부친이 중풍 초기 증상을 겪고도 병원을 바로 찾지 못해 상태가 악화됐던 경험을 소개하며 “주변 사람이 갑자기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 바로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습관과 운동에 대한 조언도 했다. 한 교수는 “아침을 굶지 말라”며 “요쿠르트 한 잔, 연두부 조금이라도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토마토와 올리브유 중심 식단은 항산화 효과에 도움이 되고, 운동은 빠르게 걷기나 수영처럼 꾸준히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는 “먹는 콜라겐이나 알부민은 대부분 체내에서 분해된다”며 과신을 경계했고, “종합영양제와 유산균, 비타민C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치매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이라고 조언했다.

강연 말미 그는 건강한 일상의 가치를 다시 짚었다. 한 교수는 “암병동 환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거창한 삶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라며 “아침에 일어나 가족과 인사하고, 일하고, 퇴근해 함께 밥 먹는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0억이 있어도 아프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참석자들에게 오늘 하루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