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애인은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

입력 : 2026-05-11 16:55:50 수정 : 2026-05-11 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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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욱 참콤 회장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 상임고문
30년간 장애인 봉사·후원에 열정
공로 인정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장애인 정책 자립·기회 보장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절실함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분들의 도전과 용기는 제 삶의 방향이 됐습니다”

(주)참콤 이경욱 회장은 지난달 20일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장애인과 동고동락했던 30년의 헌신과 노고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며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수훈의 공을 장애인 가족과 동료들에게 돌렸다.

부산대 경제통상대학원(석사)을 나온 이 회장은 부산을 기반으로 한 종합 광고·마케팅 대행사를 이끌어오며 현재 참콤 회장직을 맡고 있다. 참콤은 실무 중심 경쟁력을 입증해 온 기업으로, 최근엔 국내 최고 웹디자인을 뽑는 ‘GDWEB 디자인 어워즈’ 건축·건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진 이 회장은 부산시농구협회 회장, 부산적십자사 상임위원, 부산시체육회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이 회장이 장애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봉사자로 부산국제장애인협의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운영위원장(2010년)에 이어 상임고문(2024년~)을 맡으며 지속적인 봉사와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장애인 통일염원 국토순례 연례행사에는 30년간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여하며 장애인의 도우미를 자처했고, 2009년엔 대회장으로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처음엔 도움을 주는 입장이라 생각했지만, 함께 현장을 걸으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이 회장은 “불편함을 함께 나누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같은 방향을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란 걸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참콤 이경욱 회장이 지난달 20일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장애인 봉사와 후원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고 있다. 참콤 이경욱 회장이 지난달 20일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장애인 봉사와 후원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국제장애인협의회 부설 장애인운전재활센터 개관 때 운전 시뮬레이션 1대를 기증하며 장애인 이동권 확보와 운전면허 취득을 통한 취업 기회 확대에 공헌했다. 2018년 4D 가상체험(VR) 시뮬레이션 1대를 추가로 기증한 데 이어 장애인정보화교육, 도서관 사업, 행복나눔 시낭송대회, 가족사랑 행복나눔대회 등에 적극 참여하며 장애인 복지와 자립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부산시장 표창(2006년), 국무총리 표창(2014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18년)도 차례로 받았다.

이 회장이 장애인 봉사에 매진하게 된 계기도 예사롭지 않았다. “토성초등학교 6학년 시절 구덕수원지에서 홍수가 났는데 피해를 본 분들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설탕 박스에 한지를 발라 만든 모금함으로 친구들과 남포동 지하차도에서 수재의연금을 모아서 언론사에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겸연쩍게 말했지만, 그만큼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력이 깊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랜 기간 장애인 곁을 지켜온 그는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한 방향도 짚었다. 이 회장은 한마디로 ‘권리 기반 자립 중심’으로 정책의 축을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이동권과 접근성 확보를 내세웠다. “이동이 막히면 교육·고용·문화가 모두 막힙니다. 저상버스 확대, 특별교통수단의 실시간 배차 효율화, 공공·민간 시설의 유니버설 디자인 의무화를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시발점으로 장애인 보호에서 ‘자립과 기회 보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