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백서에 ‘평화적 2국가’ 명시하고 ‘부처 구상’으로 축소한 통일부

입력 : 2026-05-19 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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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일자 “정 장관 구상 소개…국가 법적 인정 아냐”
위헌 논란 커지자 부처 단독 구상으로 의미 축소한 듯
국힘 “위헌적 주장을 밀실서 강행…정동영 경질해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올해 통일백서에 담긴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해 정부 전체의 입장이 아닌 통일부의 구상이라고 19일 해명했다. 정부 공식문서에 수록된 내용을 담당 부처가 개별적인 의견이라고 축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두 국가론에 대해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통일백서의 ‘평화적 두 국가’와 관련한 질문에 “통일부 장관이 여러 계기에 밝힌,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 등 평화공존 구상을 소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자료에 (나온 대로이며), ‘평화적 두 국가’ 관계는 남북 간 평화공존 제도화를 위해 통일부가 검토 중인 구상 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북한을 법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북한의 정치적 실체와 국가성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부 공식문서에 수록하기에 앞서 사회적 논의가 생략됐다는 지적에는 “다양한 의견을 들어가며 정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통일부는 전날 발간된 이재명 정부의 첫 통일백서에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와 지향점은 다르지만 남북이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북한을 우리 영토로 규정한 헌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이후 두 국가론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지만, 그 때마다 위헌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백서 내용을 두고 헌법상 의무인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보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이번 ‘두 국가 공식화’는 아무런 사회적 논의 없이 밀실에서 강행됐다”고 지적하고, 정 장관을 겨냥해 “자질 부족과 돌출 언행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대변인은 “‘국가 승인’과 ‘국가성 인정’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억지”라며 “통일 가능성을 말살한 장본인들이 ‘통일 포기’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받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