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란 전쟁의 높은 파고에도 반도체 업황 개선과 증시 활황 속에 1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반도체 업종 기업들의 독주가 이어지는 등 실적 양극화 현상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12월 결산법인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639개사(금융업 등 일부 제외·연결 기준)의 1분기 매출액은 927조 54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6조 3194억 원으로 175.83%, 순이익은 141조 4436억 원으로 177.82% 늘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종이 있었다.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매출은 58.15%, 영업이익은 491.75%, 순이익은 396.69% 증가했다. 삼성전자 매출이 전체 결산법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43%로, 전년도 1분기(10.42%) 당시보다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매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에 이르렀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94조 8400억 원)과 순이익(87조 5700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7%와 61.9%로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다만,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만 볼 경우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07%, 44.49%, 55.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실적 개선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와 IT서비스, 의료·정밀기기 업종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금융업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업 42개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조 34억 원으로 30.5%, 순이익은 14조 6337억 원으로 28.8% 증가했다. 특히 증권업은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41.19%, 139.33% 급증했다.
코스닥 시장도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연결 기준 1273개사의 1분기 매출액(84조 9461억 원)은 21.72% 증가했고, 영업이익(4조 1284억 원)과 순이익(4조 4342억 원)은 각각 78.17%, 171.22% 늘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영업이익이 360.27%, 순이익이 1617.12%, IT서비스 영업이익이 392.01%, 순이익이 4914.27%나 급증하는 등 반도체·IT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흑자 기업 비중도 높아졌다. 코스피 연결 기준 흑자 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3개사 늘어난 504개사(78.87%)였고, 코스닥은 73개사 늘어난 752개사(59.07%)로 집계됐다.
코스닥 150지수 편입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79%, 64.77% 증가해 코스닥 대표 우량주의 실적 개선이 시장 상승을 뒷받침했다. 또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의 매출액은 12.99%, 순이익은 24.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은 재무 실적과 시장 평가, 기업 지배 구조 우수 등으로 ‘코스닥 시장 글로벌 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을 뜻한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도 반도체 업종 독주 속에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BNK투자증권 김성노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이 전체 기업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며 “2분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