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합의 불발… 李 대통령 노조 직격에 노동부 막판 중재

입력 : 2026-05-20 16:42:03 수정 : 2026-05-20 16: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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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안 노조 수용·사측 유보
노조, 21일 총파업 예고
사측 “적자사업부 보상 요구 용납 어려워”
대통령까지 나서 노조 공개 비판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왼쪽)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왼쪽)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파업 전날 정부의 사후조정에도 불구하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조정 결렬에 따라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인데,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를 봉합하겠다고 나서며 극적 타협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 여부를 유보한다고 해 사후조정이 불성립했다.

결렬 후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사측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후조정이 종료됐다"며 "예정대로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파업 기간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합의 불발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포기할 경우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마지막까지 추가 사후조정을 시도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영훈 장관이 직접 조정하는 삼성전자 노사 교섭이 이날 16시부터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노사간 자율교섭을 김 장관이 주선하는 것으로, 중노위 차원의 사후조정과는 다르다. 강제력 있는 중재안을 도출하려는 회의도 아니다.

김 장관이 직접 대화를 주선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악영향이 불가피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약 0.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으며, 업계에 따르면 피해액은 약 1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파업을 금지시키고 강제로 조정하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짙어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를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갖는데 그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자도 세금을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받는데, 저로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나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의 노사 갈등은 날로 첨예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 노조는 이날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쟁의권을 확보했다. 카카오 본사까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사례가 된다. 노조는 성과급 축소와 경영진 고액 보상 등을 문제 삼으며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