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소비심리 위축에 해운시장 성수기 타격 우려

입력 : 2026-05-31 18: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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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도 영향권 들어 업계 긴장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수입 물동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항 입장에서는 중국에 이어 미국이 두 번째로 큰 교역국인 만큼, 업계가 미국발 물동량 변화와 영향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발간한 ‘국제물류위클리 제791호’를 통해 “중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유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미국 유통업계의 재고 확보 전략이 보수화되면서 하반기 수입 물동량 감소가 전망된다”고 31일 분석했다.

통상 해운시장 성수기는 상품 수입액 기준 1위를 차지하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가 본격화되기 전인 7~10월로 인식돼왔다. 연말 쇼핑 시즌과 대형 이벤트 기간에 맞춰 판매할 상품들을 미국 현지로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실제 이벤트 시기보다 몇 달 앞서 화물을 선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또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University of Michigan Consumer Sentiment Index, MCSI)가 5월 역대 최저 수준인 48.2로 하락했다며 극심한 소비 위축을 우려했다. MCSI 지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선행 경제 지표로, 보통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와 연료비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과 물가 압박으로 이어지며 MCSI 지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자, 미국 유통업계가 성수기를 대비한 재고 확보에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KMI 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뚜렷한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미국 수입시장이 기존의 계절적 패턴보다 지정학적 변수와 소비 위축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해운 성수기가 시작되는 7월 미국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수입 물동량은 220만 TEU로 전년 대비 약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매협회(NRF)는 5~6월 미국 수입 물동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지난해 미국의 추가 관세 도입 이후 수입이 급감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8월 물동량도 219만 TEU로 전년 대비 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성수기 정점으로 평가되는 9월 역시 감소세가 예측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 도매상의 재고가 줄어들고 있고,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리 물량을 확보해두려는 심리가 미국 수입 물동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다음달 미국으로 가는 선박들의 예약이 꽉차, 운임까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