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워버려라” 해서 뜯었는데…업주 말에 저금통 뜯은 종업원

입력 : 2026-06-08 1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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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오해 드러나 무죄 판결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업주의 지시를 오해해 돼지저금통을 뜯고 현금을 꺼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주점 종업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업주의 지시가 전달되는 과정에 오해가 있었음이 녹취록을 통해 증명됐기 때문이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절도,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50대 종업원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11월 7일 자신이 근무하던 부산 동래구의 한 주점 주방에서 업주 소유의 플라스틱 돼지저금통을 가위로 잘라 그 안에 든 현금 12만 5000원을 꺼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A 씨가 제출한 녹취록이 반전을 이끌었다. 녹취록에는 업주가 중간 직원 B 씨를 통해 “저금통을 카운터에 갖다 놓으라”고 지시했으나, A 씨가 이를 “치워버려라”라는 말로 오해해 저금통을 뜯은 정황이 담겼다. 업주도 A 씨에서 “치우라는 게 카운터에 갖다 놓으라는 거지”라고 말한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법원은 A 씨에게 불법으로 영리를 얻으려 한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목 판사는 A 씨가 CCTV가 설치된 주점 안에서 다른 직원이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저금통을 들고 주방으로 향한 점, 꺼낸 돈을 당일 동료 직원 B 씨를 통해 업주에게 돌려준 점, 파손된 저금통을 주방 분리수거함에 그대로 버린 점 등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은 해당 사건이 고소된 경위에도 주목했다. 법원은 A 씨가 퇴직한 후 미지급 임금 분쟁 과정에서 감정이 악화되자 고소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다. 게다가 A 씨를 고소한 업주의 딸은 해당 장면을 목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재물손괴의 고의나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