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자주 발견된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부산도시철도 서면역 실내 정원 모습.
부산 최대 유동 인구 밀집지역인 부산도시철도 서면역이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과 공기질 개선을 위해 10억 원을 들여 조성한 환승 통로 실내 정원이 오히려 모기 떼를 불러들이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서면역 내 모기로 인한 불편 민원이 총 37건 접수됐다. 접수된 민원에서 모기가 자주 발견되는 장소는 대부분 승강장이었다. 승강장은 물론 도시철도 1호선 열차 내부에서도 서면역 실내 정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모기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지난 14일 도시철도 서면역을 가보니 실내 정원과 승강장 일대에서 날아다니는 모기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서면역에서 모기에 물렸다는 시민 증언도 쏟아졌다. 송 모(66·부산진구) 씨는 “여름이 오면 노인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환승 통로 내 쉼터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모기가 온몸을 물어서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는 각종 SNS에서도 서면역 내 모기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른다. X(엑스) 등 SNS에는 ‘서면역 1호선 방향에 모기가 너무 많다. 잠깐 사이에 엄청 물렸다’ ‘서면역 전철을 기다리는데 모기가 너무 많다. 어떻게 안 되나’ 등 불만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면역 내 모기가 빈번하게 출몰하는 원인으로 실내 정원이 지목된다. 이 정원은 벽면에 코르크를 설치해 식물을 심고, 하단의 물통에 채운 물이 코르크를 통해 식물에 공급되는 구조다. 부산시는 미세먼지 저감과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2021년 6월 서면역 지하 2층 1·2호선 환승 통로에 국·시비 등 10억 원을 투입해 정원을 조성했다.
문제는 식물이 식재된 정원 일대가 다습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모기 번식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성충 모기는 습도가 잘 유지되는 장소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다. 여름철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체내 수분을 빼앗겨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서면역 내 실내 정원은 모기가 번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식물은 뿌리로 흡수한 물을 잎 표면을 통해 수증기 형태로 공기 중으로 내보내는 ‘증산 활동’을 한다. 또 모기가 잎사귀 사이에 몸을 숨길 수도 있어 서면역 내·외부에서 성장한 모기들이 모두 실내 정원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을지대 양영철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많은 유동 인구와 높은 습도, 은신처 역할을 하는 식물을 갖춘 서면역 실내 정원은 역사 내·외부 모기를 모이게 하는 최적의 장소”라며 “물통에 살충제를 정기적으로 살포하고, 성충 모기는 포집기로 잡으면 모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내 정원 관리 주체인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이달부터 서면역 내 실내 정원 방역 횟수를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도시철도 역사 전체를 관리하는 부산교통공사 역시 월 1회 역사 전체에 방역을 진행하고, 4~10월은 유충 구제 작업도 병행한다. 승강장에는 포충기를 설치했고, 모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배수구마다 방충망도 부착해 뒀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철저한 방역과 실내 정원 관리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모기로 인한 승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