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업계 톱3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이다. 이들은 압도적인 자본을 앞세워 전국에 점포를 출점했다. 규모 확대와 명품 브랜드 입점을 가속화하면서 연간 매출 1조 원을 넘기는 점포들도 속속 등장했다. 현재 ‘1조 클럽’ 가입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부산 센텀시티·대구신세계·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현대백화점 본점과 판교점·무역센터점·더현대 서울 등이다. 이 가운데 롯데 잠실점과 신세계 강남점은 ‘3조 클럽’ 시대를 열었다. 매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조 클럽’인 신세계 센텀시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는 기네스 기록도 갖고 있다.
1990년대 전국구 백화점들의 잇따른 출점·규모 확대 경쟁이 이어지면서 지역 백화점들의 상당수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부산에서도 향토기업인 미화당백화점과 부산백화점, 세원백화점, 유나백화점, 태화백화점, 신세화백화점 등이 간판을 내렸다. 울산 주리원백화점과 올림푸스백화점, 경남 마산 가야백화점과 대우백화점 등도 사라지거나 다른 업체에 매각됐다. 전국 다른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지역업체들의 연쇄 폐업은 당시 대규모 실직 등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구 백화점 점포들의 상당수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온라인 유통 업체와 할인점·아울렛 매장의 성장 등으로 백화점 입지가 급격히 좁아진 데 따른 것이다. 규모가 작고 매출이 부진한 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은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마산 대우백화점 자리에 들어선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매출 부진을 이유로 이미 2024년 6월 문을 닫았다. 롯데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센텀시티점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런 와중에 울산 동구에 자리한 현대백화점 1호점도 머지않아 문을 닫는다. 이 백화점은 1977년 점포 인근 HD현대중공업 임직원과 외국인 기술자 등의 편의를 위해 개점했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개장 전까지 본점 역할을 맡은 데다 1995년 현대백화점 부산점 개점 전까지 유일한 비수도권 점포로 운영되며 전국적 위상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매출 감소를 극복하지 못해 현대 직원과 지역민을 위한 임대아파트 등으로 개발된다. 지역경제의 중심인 백화점의 폐업은 해당 지역에 큰 충격을 안긴다. 상권 공동화를 우려한 동구 상인 등이 폐업 반대에 나선다고 하니 귀추가 주목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