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세? 아니면 말고? 공익감사 청구 남발 논란

입력 : 2026-06-25 14: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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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대상 4건 중 3건 기각
감사원 “추가 감사 필요 없다”
공직사회, 근거 없는 의혹 제기
행정력 낭비 유발·피로감 호소

시민단체가 예산 낭비, 특혜 의혹을 제기한 통영대교 시설물 개선사업. 부산일보DB 시민단체가 예산 낭비, 특혜 의혹을 제기한 통영대교 시설물 개선사업. 부산일보DB

감사원이 일부 시민단체가 경남 통영시를 상대로 제기한 공익감사 청구 3건을 모두 기각했다. 일부 현안 사업을 둘러싼 부실·특혜·예산 낭비 의혹이었는데, 감사원은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직사회에선 ‘아니면 말고 식’ 감사 청구가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반면, 행정 권력을 감시할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25일 통영시에 따르면 올해 감사원에 제기된 공익감사 청구 4건 중 3건이 추가 감사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공익감사는 위법 부당하거나 공익을 해치는 국가기관 등에 대해 국민 300명 이상 연명을 받아 감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청구자는 비공개다.

이번에 기각된 3건은 △수산부산물 자원화 시설 △지역농업개발시설 이전 △통영대교 시설물 개선사업이다. 나머지 1건은 수의계약 몰아주기로 현재 감사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구 요지를 보면 우선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에 대해 청구인은 통영시의 부실한 사업 추진으로 20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투입돼 예산 낭비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해당 시설이 2024년 경남도 종합감사를 통해 이미 점검됐고, 추가 투입된 예산은 부실시공이 아닌 기존 감사 지적사항에 따른 보완 비용으로 예산 낭비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지역농업개발시설 이전 사업 시장 친인척 소유 토지 특혜와 부당 감정평가 의혹에 대해선 해당 토지가 진입 도로와 접해 있어 맹지에 해당하지 않는 데다, 감정평가도 법령에 따라 추천한 업체가 산정한 금액의 평균으로 산정됐다고 결론 내렸다. 게다가 실제 취득가(48억 원) 역시 감정평가액(68억 원)보다 낮게 계약됐고, 공유재산심의 과정도 ‘위원 위촉 및 제척 규정’ 등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돼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통영시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부산일보DB 통영시 수산부산물 자원화시설. 부산일보DB

통영대교 시설물 개선사업과 관련해선 국토교통부 단색 도장 기준 위배, 디자인 도색 비용 낭비, 업체 선정 특혜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사업에 앞서 관련 법령과 지침상 단색을 의무화하는 규정이 없다고 통영시에 통지한 바 있다고 짚었다. 이어 37억 원 사업비 대부분은 교량 구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녹 제거 및 방청 처리 등에 사용됐고, 디자인과 채색 비용이 전체의 약 1.6% 수준으로 이를 예산 낭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시공사 선정도 조달청 전자입찰 시스템을 통한 공개경쟁 방식으로 진행돼 특정 업체를 사전에 선정하거나 특혜를 제공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통영시는 무분별한 공익감사 청구가 행정력 낭비를 유발했다고 꼬집었다. 청구에 대응하느라 방대한 서면 자료 준비 등에 상당한 역량을 소모해야 했고, 사업을 총괄할 인력까지 손이 묶이면서 정작 시급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 복지 등 시급한 현안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공직사회 피로감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건전한 견제는 자치행정 발전에 필수적이지만,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1건도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당당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소모적인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민생 안정과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부정적 사례를 핑계로 정당한 시민 권리를 위축시켜선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 관건은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공익적 기능이 더 큰 만큼 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