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전경. 부산일보 DB
제10대 진주시의회 전반기 원구성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장직을 놓고 돌연 관행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 진영에서 갑과 을 지역이 차례대로 의장을 맡는 게 관행이었는데, 순서 문제로 지역구 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25일 진주시의회에 따르면 제9대 진주시의회가 24일 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어 제10대는 26일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다음 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진주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제10대 개원식과 함께 의장·부의장·운영위원장 등 의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에 나선다.
다만 진주시의회 의장단 선거는 그동안 다소 형식적으로 치러져 왔다. 보수 텃밭인 탓에 통상적으로 보수 진영에서 ‘선 논의’를 거친 뒤 ‘후 선거’를 치렀다. 전반기와 후반기 순서 갈등도 없었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갑과 을 등 두 지역으로 나눠어 있다 보니 전반기엔 갑에서 의장, 을에서 부의장을 냈고 후반기엔 반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을 지역구에서 매번 갑 지역구부터 의장석을 가져가는 관례 대신 이번엔 을이 먼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갑에서는 관행인 데다 선수도 갑이 높은 만큼 예전처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을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비례대표 선거 순번에 따라 의장직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례대표 선거 순번은 을이 1순위, 갑이 2순위였다. 의장부터 합의가 되지 않다 보니 부의장과 각 위원장 협의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진주시의원 당선인은 “그동안 갑과 을 지역구 모두 관례대로 잘 진행해 왔고 큰 문제가 없었다. 올해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벌어져 의원들 모두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의장직을 놓고 갑과 을이 충돌한 건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국민의힘 소속이던 조규일 시장이 무소속 3선에 성공하면서 2년 뒤 있을 총선의 초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현직 국회의원과 힘 싸움이 불가피한데 이 때문에 지역구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의장직을 노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갑과 을 갈등에 더불어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10대 진주시의회는 총 22석 중 국민의힘 13석, 민주당 8석, 무소속 1석으로 구성된다. 갑 당선인은 7명, 을 당선인은 6명으로 의장직 단일화 실패 시 산술적으로 민주당 의장 당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한 민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상임위원장 4석 중 일부를 가져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또 다른 한 당선인은 “의장단 구성이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상황이다. 자칫 갑과 을의 감정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다음 달 6일 개원식이 열리는 만큼 26일 당선인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