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퇴 요구를 일축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일부 의원들의 지역구 선거 결과를 문제 삼고 나섰지만, 정작 본인 지역구인 충남 서천에서 12년 만에 군수 자리를 내주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자가당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가 겨냥한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의 실제 선거 결과 역시 장 대표 언급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판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장 대표는 지난 26일 유튜브 ‘펜앤마이크TV’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거취 표명을 요구하는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을 겨냥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은 공천을 잘 하고 선거운동을 잘 펼쳤다면 이길 수 있는 지역들이 많이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 제 사퇴를 주장하는 경기도의 모 3선 의원은 본인이 공천한 시장을 뺐겼다. 부산의 모 재선 의원은 본인이 공천한 구청장을 뺏겼다. 아마 광역의원도 여럿 뺏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과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선거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들어 지도부 비판에 앞서 지역구 관리부터 챙기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장 대표의 발언 취지와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하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맞지만, 이 의원 지역구인 사하갑 권역만 떼어놓고 보면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하갑 지역은 국민의힘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척수 사하구청장 후보는 괴정·당리·하단 전 동에서 민주당 김태석 후보를 앞섰고, 신평2동에서만 김태석 후보가 434표 차로 앞섰다. 사하갑 소속 8개 동 중 7개 동에서 국민의힘이 이긴 셈이다. 사하갑 권역 전체로는 김척수 후보 3만 5476표, 김태석 후보 3만 1771표로 3705표 차 우세였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사하갑 권역과 맞닿은 부산시의원 선거구 2곳을 국민의힘이 모두 가져갔고 기초의회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당선됐다. 특히 사하2 선거구는 2024년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전원석 후보가 당선되며 민주당이 차지했던 곳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최종원 후보가 당선되며 국민의힘이 다시 가져왔다. “광역의원도 여럿 뺏겼을 것”이라고 지적한 장 대표 발언이 사실과 다른 셈이다.
실제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하갑 결과를 두고 선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서부산에서는 사하구청장은 물론 북구청장과 사상구청장, 강서구청장이 모두 민주당 후보 차지가 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광역의원도 민주당이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반면 장 대표 지역구인 충남의 성적표도 좋지 않아 다른 지역 결과를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천군수는 민주당 유승광 후보가 56.41%를 얻어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41.56%)를 꺾고 12년 만에 민주당 군수가 탄생했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 소속 군수에 도의원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1석씩 나눠 가졌지만, 이번에는 군수는 물론 도의원 2석까지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장 대표는 충청권에 공을 들였지만, 충남지사·충북지사·대전시장·세종시장 등 충청권 광역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장 대표의 이날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반발이 나왔다. 친한계 인사인 박상수 변호사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서 “12년만에 서천군수를 압도적 패배로 빼앗긴 장동혁은 중앙당 잘못으로 지자체장을 빼앗긴 송석준 의원에게 적반하장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지역구 관리를 논하느냐”고 비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