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직접 반박한 ‘반도체 호남행’…野 “‘닥치고 호남’ 대신 공모해야”

입력 : 2026-06-28 16: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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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주말새 7차례 메시지 내며 정당성 강조
‘전대용’ 야당 비판엔 “돼지 눈엔 돼지만 보여” 직격
국힘 “공모도, 설명도 없이 국민 합리적 의심을 모욕”
유승민 오세훈 한동훈 가세, 29일 발표 앞두고 반발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이나다 도모미 상임간사, 다케다 회장, 이 대통령, 마에하라 세이지 부회장, 다케즈메 히토시 의원, 민홍철 간사장.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회장과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한일의원연맹 회장, 이나다 도모미 상임간사, 다케다 회장, 이 대통령, 마에하라 세이지 부회장, 다케즈메 히토시 의원, 민홍철 간사장. 연합뉴스

삼성과 SK의 천문학적 호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를 하루 앞둔 28일 여야의 관련 공방이 이어졌다. 여권은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나서 호남권 반도체 투자의 적절성을 주장했고, 보수 야당은 ‘기업 팔 비틀기’ 정황이 더 뚜렷해졌다며 이번 투자 결정의 원점 재검토와 투명한 공모 절차 도입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서남해안은 용수는 물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라며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소모적 정치투쟁은 멈추고,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 생존 목표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주말새 관련 메시지를 7차례나 X에 게시하며 야당의 비판을 강하게 반박했다. 두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 독려는 “직권남용이나 강요·지시가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등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기업 압박’이라는 야당의 주장에는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말로 맞대응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가세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반도체는 경제와 안보, 교육과 청년, 수도권과 지방, 금융과 부동산을 모두 연결하는 시대의 핵심 변수”라며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공장)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지난 26일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 29일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와 관련, “(발표되는 투자) 숫자들이 낯설 것”이라면서 ‘역대급 투자 규모’를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의 갑작스러운 호남권 반도체 투자 발표를 두고 정치권과 시장이 우려를 표하는 것은 여당의 전당대회에 맞춰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라면서 “국가의 미래 동력을 정권의 ‘표밭 다지기’용 소모품으로 전락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을 대통령은 그저 ‘돼지의 눈에 비친 억측’으로 치부하며 국민을 모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번 입지 결정이 공모 절차도 없이 정부 내 어떤 검토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전국의 모든 비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전력, 용수, 인력, 소부장 기업 등 입지 조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광주·전남이 최적지로 선택된 것인지 정부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X 메시지와 관련, “그 어떤 공정한 공모절차와 유치경쟁도 없었다. 삼전닉스 입장에서는 이걸 받느냐 거부하느냐의 선택밖에 없고 집권초 권력의 ‘행정지도’가 무서우니 ‘결단’한 것”이라며 “‘닥치고 무조건 호남’이라는 의혹이 더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사실상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을 가해놓고 ‘선택은 기업이 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화법”이라고 이 대통령을 비판했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명청(이재명·정청래)대전’에서의 총알로 쓰기 위한 거라는 속셈은 다 드러났다”고 거듭 주장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