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대 아파트 건설, 결국 승인… 민선 9기 출범 직전 허가 논란

입력 : 2026-06-28 18: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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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 훼손·공공성 비판여론 확산
감사원 예비감사 중 ‘기습 허가’

아이에스동서가 추진 중인 남구 이기대 초입 고층아파트 예정 부지와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아이에스동서가 추진 중인 남구 이기대 초입 고층아파트 예정 부지와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천혜의 해안 경관을 자랑하는 부산 남구 이기대 초입 고층아파트 건설 사업이 결국 남구청의 허가 문턱을 넘었다. 이기대 경관 훼손과 공공성 논란으로 감사원 예비감사까지 진행 중인 가운데, 현 구청장 임기 만료가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승인이 이뤄지면서 ‘기습 허가’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부산 남구청은 지난 18일 아이에스동서가 남구 용호동 973 일원에 추진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착공 시점은 오는 10월로 2029년 준공이 목표다. 이기대공원 초입 2만 3158㎡ 부지에 지상 25층 2개 동, 288세대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24년 지역사회 반발로 해당 사업을 철회했다가 지난해 여름 같은 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재추진했다.

애초 28층 2개 동 308세대였던 계획은 지난해 9월 4개 분야(경관·건축·교통·개발행위허가) 심의 끝에 각 동을 3개 층씩 낮추는 조건으로 통과됐다. 건물 높이는 약 98m에서 89m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용적률은 249.54%로 249%대였던 기존 계획이 유지됐다.

구청은 심의 조건인 공개공지와 100㎡ 규모 근린생활시설이 고시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다만 근린생활시설은 단지 내 복리시설 안에 마련되고 구체적 용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부산 시민 전체가 누려야 할 이기대 해안 경관이 훼손되고 부지 내 휴식 공간이 입주민 편의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이기대는 시민이 많이 찾는 갈맷길 코스 중 하나인데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지구단위계획 의제 처리와 통합심의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 등 절차를 더 꼼꼼히 밟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실련은 지난 1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구청은 현재 감사원의 예비감사를 받는 중이이다.

환경단체는 민선 9기 출범 직전 건설이 승인된 점도 문제 삼는다. 부산그린트러스트 이성근 상임이사는 “문제 제기가 1년 가까이 계속됐고 감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승인한 것은 시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구청은 허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청 박창호 건축과장은 “심의 조건에 따라 수정된 계획대로 사업 신청이 이뤄졌고 달라진 부분은 크게 없다”고 밝혔다. 사업 승인 시점이 구청장 퇴임 직전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절차에 맞게 검토가 끝난 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