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고립 한국 선박 사실상 모두 탈출

입력 : 2026-06-28 18: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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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합의 후 23척 해협 통과
원유 200만 배럴 유조선 포함
수리·운항 일정 등 탓 3척 잔류
현지 군사적 긴장 고조 변수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울산 앞바다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지난 10일 울산 앞바다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해협에 4개월가량 발이 묶였던 우리 선박들이 사실상 모두 해협에서 빠져나왔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17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우리 선박들은 이란 측에 통항신청을 했고, 대부분 순차적으로 안전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통과한 것이다. 현재 총 26척의 우리 선박 중 통항신청을 하지 않았던 3척만 해협에 남아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우리 선사 소속 선박 중 통항을 계획하고 이란 측에 신청한 모든 선박은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온 상황”이라며 “28일 오전 9시 기준 해협 내측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은 3척이며, 한국인 선원은 우리 선박에 13명, 외국 선박에 30명 등 총 43명이 승선 중”이라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선박을 제외하고, 통항을 원하는 선박들은 해협을 다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해협에 남아 있는 선박은 피격 사고 이후 두바이항에서 수리를 받고 있는 HMM 소속 나무호를 포함해 3척이다. 이 중 1척은 화물 선적 등 선박 운항 일정에 따라, 또다른 1척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에 따라 각각 해외 선주사와 통항 계획을 추가로 검토한 뒤 통항 신청을 통해 탈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말 전쟁으로 해협이 봉쇄될 당시 26척의 우리 선박 이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후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의 종전이 논의되며 우리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각각 1척씩 해협을 먼저 빠져나왔다. 이어 지난 17일 양국이 종전 MOU에 서명함에 따라 선박들의 해협 탈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 22일 우리 선사가 운용하는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한 데 이어, 24일 4척, 25일 5척, 26일 8척, 27일 2척이 탈출에 성공했다. 해협을 안전하게 빠져나온 이들 선박 가운데 목적지가 한국인 선박은 3척이다. 이 중에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HMM 유조선 유니버설 글로리호도 포함돼 있으며, 다음 달 중순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협을 안전하게 탈출한 23척의 선박들은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에 통항을 신청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PGSA는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체계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신설한 기관으로, 종전 MOU 이후인 지난 19일 전용 플랫폼을 가동하며 온라인 통항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통항 승인을 받은 선사들은 이란이 정해준 항로로 운항해야 하는 등 이란 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해협 봉쇄 이후 원유 공급을 위해 지난 4월 17일을 시작으로 우리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적재해 홍해를 통해 국내로 운송해왔다. 지난 25일 10번째 선박이 홍해를 안전 통과해 우리나라로 향하고 있다.

한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상선을 공격하자, 종전 MOU 위반이라며 미국이 26일(현지 시간) 다시 이란 군사시설을 보복 공습하고, 이란이 재반격에 나서는 등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치솟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지에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해수부는 남아 있는 3척의 선박에 대해서도 통항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통항을 희망하는 경우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