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피습 자작극 의혹과 관련해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와 관련된 여론조사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개입 주체로 지목된 온그룹의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해 여론조사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정 전 후보 관련 여론조사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온그룹 계열사인 바로미터여론연구소가 연관된 고발장을 접수했다.
바로미터여론연구소는 온그룹이 지난해 6월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다. 온그룹은 온병원과 온종합건설 등으로 이뤄진 기업 집단이다. 온그룹의 정근 회장은 정 전 후보의 아버지다. 정 전 후보는 출마 전 온그룹에서 경영본부장 등으로 재직했다.
경찰은 온그룹이나 온병원 차원에서 해당 여론조사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여론조사의 문항이 정 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성됐는지 여부다. 6·3 지방선거 두 달 전인 지난 4월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는 차기 부산시장 인물론에 대해 물으며 ‘변화를 위해 새 인물에 투표해야 한다’와 ‘안정을 위해 기존 인물에 투표해야 한다’는 선택지가 함께 제시됐다. 정 전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참신한 청년 정치인’과 ‘개혁 성향의 정치 신인’의 이미지를 내세웠다. ‘변화’와 ‘새 인물’을 키워드로 하는 선택지가 정 전 후보를 연상하도록 설계됐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바로미터여론연구소가 지난달 실시한 2차 여론조사에서는 정 전 후보의 공약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문항이 등장했다. 해당 문항은 2017년 이후 폐업 중인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을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정상화하되 부산시가 필수 의료 기능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이 문항은 정 전 후보의 공약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정 전 후보는 부산시장 후보 중 유일하게 ‘민간 주도, 공공 지원’ 방식의 정상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머지 후보는 모두 정부 주도의 공공병원화를 제시했다.
당시 바로미터여론연구소가 실시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2.6%, 2.4%였다. 비슷한 시기 한 지역 방송사가 다른 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정 전 후보의 지지율은 1%에 그쳤다.
국립부경대 남인용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기존 인물도 변화를 지향 할 수 있는 것처럼 각각 구별돼야 하는 조건이 하나의 선택지에 포함됐다”며 “이런 문항은 응답자에게 혼동을 주고 특정 답변을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