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연합뉴스 2026.05.12 부산일보DB
포스코 정규직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가결시키며 파업권 확보에 한 발짝 다가갔다. 사내 하청 직접 고용 문제 등으로 노사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포스코의 무분규 역사가 깨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올해 단체교섭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조합원 97.1%가 참여했으며 92.2%가 찬성했다고 9일 밝혔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달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으로 노조는 추가 협상과 중앙노동위원회 단체교섭 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포스코 임단협의 최대 쟁점은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에 대한 단계적 직접 고용 문제다.
노조는 직접 고용에 따른 기존 정규직 조합원의 처우 저하와 성과급 감소를 우려하며 반발해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중노위는 지난 5월 말 직접 고용 결정이 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행정지도 처분을 내려 노조의 쟁의권 확보가 한 차례 불발되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에 나서면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직접 고용 문제도 교섭장에서 다루기로 했다. 더불어 노조 측은 사측에 기본급 7.1% 인상 등의 교섭 요구안을 전달한 상태다.
특히 올해 노조는 회사가 경영 위기를 주장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반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로는 막대한 배당을 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경영 판단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이런 불만은 조합원들의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로 이어졌다. 포스코노조는 2023년과 2024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는데 당시 찬성률은 77.8%와 72.3%에 그쳤다. 90%가 넘는 찬성률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노조 김성호 위원장은 “높은 투표율과 압도적 찬성은 파업을 원해서가 아니라 회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현장의 절박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다만 포스코 노조는 일단 회사의 입장을 들어보며 협의에 나선다는 입장이라 당장 파업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하겠지만 회사가 끝내 현장 목소리를 외면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만한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