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문을 열 해양수산부 신청사의 부지가 6일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1단계 내 복합항만지구로 확정됐다. 현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복합항만지구 전경. 정종회 기자 jjh@
작은 어촌 마을 항구로 출발해 150년간 역사의 격랑 속에 오늘의 한국을 일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국제무역항이 부산 북항이다. 20년 전부터 항만 기능을 하나둘 부산 신항으로 넘기고,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거점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항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해양 관문이다. 해양수산부가 바로 이곳, 북항에 신청사를 짓겠다고 6일 발표했다. 당연한 귀결이며, 밝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판단이다. 해수부가 동해와 남해가 만나고 대양을 오가는 절묘한 지점에 자리해 ‘남부 해양수도권’을 주도하고, 부산 미래 거점 공간에서 ‘해양수도 부산’을 이뤄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해수부는 올해 시설 규모를 확정하고 2030년까지 신청사 건립을 완료하기로 했다. 철저한 준비와 신속한 추진으로 해양수도 부산을 상징하는 멋진 건물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당장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신청사 입지는 북항 1단계 구역 핵심 부지인 복합항만지구(부산 동구 초량동 1270번지 일원)다. 현재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 자리로 쓰이고 있어 제약도 적다. 여기에 랜드마크 부지 등 1단계 구역의 미 확정 부지들 활용 방안도 빠르게 나오길 바란다. 1단계가 잘 마무리 돼야 2·3단계 개발로 이어져 북항이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다.
해수부 신청사 입지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부산 지자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만큼 높은 기대를 걸었던 이면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속뜻이 있다. 북항을 비롯한 부산에 국가 해양 기능을 집적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해양·항만 유관 기관,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 등이 빠르게 자리 잡도록 추동하는 동시에 동삼혁신지구 해양수산 연구개발 기관들, 해양진흥공사 등 기존 기관들이 잘 작동할 수 있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해양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HMM 등 해운 기업에 더해 수산 대기업도 부산 이전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해 주길 바란다.
부산·울산·경남은 ‘남부 해양수도권’이라는 틀로 미래를 열어가기로 방향이 정해졌다. 글로벌 물류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국가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울경의 강점들을 살려 대응하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기존 산업들을 독려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술까지 더하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 실력을 키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기회인 북극항로 개척도 경쟁국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국제 협력 등 여러 문제를 동시에 풀어가야 한다. 해수부가 망설임 없이 ‘북항 시대’를 연 것이 남부 해양수도권 구심점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해수부가 중심에 서고, 부울경과 한 몸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