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영국 해운대시장 상인회장 “이제 상인도 시대 흐름에 맞게 글로벌해져야 합니다”

입력 : 2026-08-10 17: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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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늘며 상인도 영어 소통
코로나 땐 구남로 임대료 인하
올 K-관광마켓 부산 유일 선정
ICT 활용 지속 가능한 시장 목표

“상인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도 같이 글로벌해져야 되는 것이지요.” 해운대시장은 1910년에 개장해 2005년 전통시장으로 인정되었을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3년 임기의 10대 회장을 마치고, 올해부터 다시 11대 회장직을 맡은 해운대시장 장영국 상인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도로 폭이 좁은 편인 해운대시장은 요즘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어깨가 부딪히다 못해 떠밀려 다닌다고 할 정도였다. 해운대 구남로 일대나 해운대 시장의 식당 홀서빙 직원들도 외국인이 많았다. “여름철 해운대는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일이 힘들다고 소문이 나서,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해도 알바생조차 기피한다”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해운대시장에서는 나이 지긋한 상인들이 외국인 손님을 웃으며 응대하는 모습도 더 이상 이채롭지 않았다. 장 회장은 “외국인 손님이 늘다 보니 해운대시장 상인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생활형 영어를 다 하게 됐다. 외국어를 힘들어하는 상인에게는 해운대시장 상인회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통할 수 있도록 길잡이도 해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해운대시장 입구에서 태어나 해운대의 변화를 고스란히 지켜본 토박이다. 아버지는 배를 탔고, 어머니는 해운대에서 평생 장사를 했다. “서울에서 살던 부모님은 관광지에 가면 밥은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뒤 아무 가진 것도 없이 해운대에 내려와 방 한 칸짜리에 살면서 장사를 시작했다”라고 지난 일을 회상했다. 그도 2006년 해운대시장에서 포장마차로 시작해 꼼장어집을 운영하는 등 장사로 자리를 잡았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상인들이 삶을 이어가게 해주는 젖줄 같은 곳이었다.

장 회장은 지역 상생을 위한 구남로 상가 번영회 회장도 맡고 있다. 해운대시장 상인회장과 구남로 번영회장을 한 사람이 맡기는 그가 처음이다. 장 회장은 당초 건물주들의 모임이었던 구남로 번영회에 세입자들을 가입시키고 양쪽의 소통을 통한 구남로의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일일이 건물주들을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임대료 인하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그 결과 35개 가게의 임대료를 3개월 동안 10~50% 인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는 “구남로는 인근에 거북이 많이 살아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964년에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큰 바다거북이 올라와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라며 구남로를 널리 알리는 일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해운대시장은 지역 전통시장을 관광 콘텐츠와 결합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되는 2026 K-관광마켓에 부산에서 유일하게 선정되어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해운대시장이 친절하고, 깨끗하고, 바가지와 호객 행위가 없는 덕분”이라고 자평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추진 중인 AI 기반 메뉴판이 완성되면 스마트폰에서 해운대시장 가게들의 주메뉴와 특징을 영어·중국어·일어 등으로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해운대시장과 구남로는 ICT기술을 잘 활용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장 회장은 “해운대시장 상인회와 구남로 번영회 집행부는 다른 시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젊다. 젊은 만큼 남들보다 좀 더 멀리 보고 갈 생각이다. 해운대 해수욕장, 구남로, 해운대시장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모두가 살 수 있다. 자유롭게 먹고 쇼핑하는 해운대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