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준설비만 80억…다대포 앞바다 모래 또 퍼낸다

입력 : 2026-09-07 15:29:04 수정 : 2026-09-07 16: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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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사이 어선 통항로 확보 목적
지난달 4차 사업 끝나자마자 5차 사업 돌입
파내도 토사 또 쌓여 ‘밑 빠진 독 물 붓기’
“사업 효과 분석 후 주기·규모 결정해야”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일대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 다대포 앞바다와 낙동강 하구 어선 통항로의 수심을 확보하기 위한 준설 사업이 20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설을 마쳐도 낙동강에서 밀려 내려온 토사가 다시 쌓이면서 수심이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 탓이다. 막대한 국비를 들여 모래를 퍼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 방책이 없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사하구청에 따르면 사하구는 이달 중 낙동강 하구 통항로 5차 준설 사업에 착수한다. 사업비로 국비 30억 원이 투입된다. 다대포해수욕장 앞에서 낙동강 하구에 이르는 공유수면에서 어선 통항에 지장을 주는 구간의 토사를 준설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앞선 준설 사업이 끝난 직후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준설 사업이 또다시 추진된다는 점이다. 사하구는 2023년 2월 4차 준설 사업에 착수해 지난달 완료했다. 국비 19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준설토 2만 4752㎥를 퍼냈다.

앞서 사하구는 2006~2010년 10억 원을 들여 준설 사업을 시행했다. 이후 2018년부터 3년 주기로 준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준설 대상지는 차수별로 일부 달라진다. 현재는 다대포 앞바다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300m 안팎, 수심 2~3m 구간 등이 주요 대상이다. 어선 통항로의 수심을 확보해 선박 통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사고와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취지다.

다대포 해수욕장 앞바다와 낙동강 하구 특성 상 준설을 하더라도 토사가 다시 쌓이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하구에 따르면 1~5차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만 총 79억 5000만 원에 달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바닥을 파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퇴적되는 구조여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준설을 중단하기도 어렵다. 어선 통항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심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바다를 터전으로 삼는 어민들이 바다 아래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어 퇴적 상황에 따라 통항 불편 민원이 접수되면 의견을 수렴해 준설 대상과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설토 처리도 문제다. 현재 준설 과정에서 나온 토사는 부산신항 투기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준설토를 매각하거나 재활용하는 등 별도의 수익원으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준설 비용을 상쇄할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통항로 자체를 변경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오랫동안 기존 통항로를 이용해 조업해 온 어민들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새 통항로를 이용하면 어선의 이동 거리가 늘어나는데 따른 유류비 등 조업 비용 증가로 어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로선 통항로의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파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사하구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장기간의 퇴적 변화와 기존 사업의 효과를 분석해 적정 준설 주기와 규모를 설정하는 한편, 어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통항로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단법인 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낙동강에서 유입되는 토사가 매번 일정한 양으로 특정 위치에 쌓이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의 퇴적 양상과 기존 준설 사업의 효과를 분석해 향후 사업 효과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주기와 규모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다른 통항로를 확보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