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징벌적 규제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신속한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8·13 부동산 공급대책’에 대해 “이렇게 재탕 발표에 눈속임용 숫자놀음으로 일관한다면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기존의 공급 계획을 재탕한 데다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150만 호가 넘는 공급이라고 자랑하지만, 135만 호는 작년에 발표했던 LH 주도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35만 호에 더해 신규 택지 10만 호를 포함한 24만 호 플러스 알파를 추가로 확보한다고 한다”며 “어디에 지을지 입지를 발표한 건 서울 강서, 경기 남양주, 경기 광주 3곳의 2만 7000호밖에 없고, 나머지는 어디에 지을지 결정되지 않은 데다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했다.
부동산 대책이 지방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공급 부족과 트리플 집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지방은 어딜 가든 미분양”이라며 “수도권은 과밀화가 문제라면 지방은 공동화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부동산 대책에는 수도권만 있고 지방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지금처럼 징벌적 규제로 일관한다면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는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여권을 향해 “한 마디로 치졸한, 어떻게 보면 뒤집어씌우기”라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2022년부터 지금까지 공급 절벽”이라고 언급하는 등 여권이 부동산 공급 차질 문제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걸 비판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시장 10년 시절의 악영향이 지금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박 시장 재임기에 서울에서 389곳 정비 구역이 해제됐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택 재개발 신규 지정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누적된 공급 공백이 주거 불안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동산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부터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실거주 여부만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재단하는 획일적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며 “장기 보유 1주택자 공제 혜택을 줄이고, 사정상 내 집에 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 부담을 높인다는 건 사실상 증세”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오 시장이 최근 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못하자 그를 이날 회의에 초청했다.
민주당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일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8·13 부동산 공급대책’과 관련해 “주택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 처리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정부의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이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맹탕이라느니 위선이라느니 원색적인 단어로 ‘묻지마 비판’에 나섰다”며 “오 시장도 협력할 부분은 적극 협력하겠다면서도 ‘실거주 집착 정책’이란 자극적 표현으로 정부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주택 안정화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공급과 세제, 금융 혜택의 이행 상황을 빠르게 점검하겠다”며 “인허가 단축과 택지 확보, 도심 공급 확대에 필요한 법안을 신속하게 뒷받침하고, 국민과 전문가의 합리적인 의견도 지속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