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세제 개편과 수도권 주택 공급 정책에 지역민 소외와 박탈감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지역 부동산을 위기와 기회의 관점에서 전망해 보는 부산시민 대상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모인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방 부동산 대책은 규제가 아니라 수요 창출이 핵심”이라며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각종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향이 맞다”고 진단했다.
동아대 미래라이프대학·부동산학교육과정은 지난 13일 오후 7시 동아대 부민캠퍼스 다우홀에서 ‘서울 vs 부산! 부동산시장의 초양극화, 기회인가? 위기인가?’ 세미나(사진)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김학렬 소장이 연사로 나서 서울과 부산을 비교하며 하반기 부동산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김 소장은 8·3 부동산 세제개편안 이후 부산에 호재와 악재가 함께 생겼다고 진단했다. 고령층 지방 이전 시 양도세 감면 특례는 부산에 호재, 세컨하우스 세제 특례에서 광역시가 제외된 것은 악재로 평가했다. 또한 김 소장은 서울은 언제 사느냐(타이밍)의 문제라면, 부산은 어디를 사느냐(로케이션)의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서울은 부족해서 오르고, 부산은 선택받은 곳만 오른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김 소장은 부산을 ‘하락하는 도시’가 아닌 ‘재편되는 도시’로 진단하며 “서울 강남과 견줄 수 있는 생활권을 가진 유일한 곳이 부산 인기 지역”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는 자가 비율이 월등히 높아 자가와 임대가 8 대 2 또는 7 대 3 정도가 되고, 부산과 경기도 6 대 4 정도”라면서 “서울만 4 대 6으로 임차인이 많은 만큼 집값 상승의 원인과 대책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서울에 아파트 가진 비거주자를 투기꾼으로 보고 있어 실거주 요건이 완화될 거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재개발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없어 오히려 서울에서는 재개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물건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재개발에 투자하라고 핀셋으로 범위를 줄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또 “서울 집값이 오르는 건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서울에 몰려 있어 청년들이 서울로 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지방 생활권에 있는 이들도 지방 집을 팔고 미리 서울 집을 사두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방 수요가 지속되게 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부동산 토크쇼에서는 김 소장과 행사를 주최한 동아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의 토론이 이어졌다. 토크쇼에서도 역시 8·3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가 관심사였는데, 전문가들은 ‘규제의 역설’을 언급하며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소장은 “세제 개편은 시세를 잡기보다는 세제 정상화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고, 이에 따라 세금을 더 거두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면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금까지 세금이나 규제를 강화해 일시적인 충격은 있었어도 집값이 잡힌 적은 없었다”면서 “규제의 역설로, 규제를 하면 할수록 집값은 더 올랐고 앞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강 원장은 수영리버비치벨트를 언급하며 부산에도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이 있고, 또 서울에 비해 고가주택이 적어 세제개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들은 많지 않은 만큼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다만 “서울 집값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나왔다면, 지방 부동산 침체를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나와야 한다”면서 이원화된 지방 맞춤 부동산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