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으로 채널 26개 운영 37억 수익…선 넘은 유튜브 ‘몰아보기’

입력 : 2026-08-31 15: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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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찰서 저작권법 침해 8명·법인 송치
경력자 채용…부서 갖춘 회사 형태로 운영
방송 3사, 잔뼈 굵은 베테랑 경찰관에 고소

경남경찰청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경남경찰청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한 30대가 20개월 동안 이른바 ‘몰아보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방송 3사 등 저작권을 침해해 37억 원 상당 수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아예 법인을 설립하고 작가·편집 전문 인력을 둔 회사 형태로 운영한 사실도 적발됐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30대 A 씨 등 8명과 법인 1곳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방송 3사 등 총 7개 콘텐츠 업체의 드라마와 영화를 무단으로 편집한 다음 구독자 총 146만 명(중복 포함, 최다 구독 채널 22만 명) 규모 유튜브 채널 26개에 영상을 게시해 총 37억 4500만 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몰아보기는 연재 콘텐츠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요약한 영상을 뜻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유튜브에 영화 한 편을 요약한 몰아보기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해 2023년 아예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확장했다. 작가 등 경력자를 채용하고 대본 작성 전담인 ‘작가팀’, 영상 편집·게시 업무를 담당하는 ‘편집1·2팀’, 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경영지원팀’ 등 부서를 갖춘 회사 형태로 운영됐다.

이들은 2시간짜리 드라마와 영화를 10분짜리 몰아보기 영상으로 편집해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다. 줄거리·등장인물·전개는 그대로 유지했고, 결말까지 모조리 공개했다. 최대 조회수 630만 회를 기록하는 등 건당 평균 53만 회를 기록했다.

이들은 저작권 신고로 영상이 차단되면 다른 채널에 다시 올리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방송 3사 등 저작권을 침해받은 콘텐츠 업체는 부산경찰청에서 사이버수사를 오래 맡아 잔뼈가 굵은 양산경찰서 권효진 수사팀장에게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곧바로 유튜브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A 씨 등 정보를 특정한 다음 덜미를 잡았다.

경찰은 법인 명의 은행 계좌 입금 내역, 회사 내부 정산 문건을 교차 검증해 이들이 총 37억 4500만 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6일 기소 전 추징보전도 신청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 등 일당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저작권법 위반 고의가 없었다거나 위반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자신들이 제작한 ‘몰아보기’ 영상 때문에 오히려 원래 콘텐츠 소비가 늘었다고 주장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졌고, 영상이 차단되면 다른 채널에 올린 사실에 비춰 저작권법 위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콘텐츠를 무단 가공·유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유형의 저작권 침해 범죄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지속적 단속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