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떨어지는데도 멈추지 않는 떼죽음…경남 양식장 피해 130억 훌쩍

입력 : 2026-09-02 11:07:27 수정 : 2026-09-03 07: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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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558만 마리 63.4억 원
멍게 65.2억 원·전복 3.3억 원
수온 27도 선에도 후유증 지속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최근 잇따른 호우에 늦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경남 앞바다를 뒤덮은 고수온의 기세도 수그러들고 있지만 정작 양식 수산물 피해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양식 어류 폐사는 벌써 550만 마리를 넘어섰고 멍게 역시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2024년에 근접하고 있다. 후유증이 오래가는 고수온 특성상 당분간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을 적조’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어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고수온 추정 양식어류 폐사량은 통영시와 거제시, 남해군, 하동군 등 4개 시군 244개 어가, 558만 7000여 마리다. 당일 하루에만 49만 9000여 마리가 추가됐다. 조피볼락(우럭)이 465만 3000여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피해액은 63억 4000여 만 원 상당이다.

해상 가두리 수주에 가둬놓고 사육하는 양식 어류는 보통 28도가 넘는 고수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시름시름 앓다 폐사해 버린다. 특히 경남 지역 양식장 주력 어종인 우럭은 찬물을 좋아하는 한류성이라 수온이 26도만 넘어도 생리 기능이 저하될 정도로 고수온에 취약하다.

그나마 집중 호우가 이어진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수온은 진정되는 모양새다. 국립수산과학원 예찰 결과를 보면 1일 가두리양식장이 밀집한 통영시 산양읍 연안 수온은 27.1도로 전날보다 0.4도 떨어졌다. 해가 진 이후에는 26도 선을 유지한다. 그럼에도 고수온 특보 최고 단계인 ‘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고수온이 덮친 어장 물고기는 멀쩡해 보여도 체력과 면역력이 바닥난 상태라 작은 충격도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멍게도 심각하다. 지금까지 98개 어가에서 1369줄(1줄 100m), 65억 2000여 만 원어치가 녹아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이는 지자체가 현장 확인을 거친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는 이미 100억 원을 훌쩍 넘겼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실제 지금까지 통영시에 접수된 신고만 239건(151어가), 2462줄, 추정 피해액 124억 원 상당이다. 거제시도 25건에 피해 규모를 산정 중이다.

여기에 혹여 폐사를 부추길까 걱정돼 어장 확인조차 못 한 어민도 부지기수다. 얇은 껍질에 싸인 멍게는 양식 수산물 중에도 유독 수온 민감하다. 적정 생장 수온은 섭씨 10~24도로 찬물은 웬만큼 버티지만, 이를 넘어서면 생리현상이 중단되고 심하면 속은 물론 껍질까지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때문에 1도라도 낮은 수온을 확보하려 봉줄을 묶은 밧줄을 최대한 10m 이하 저층에 늘어뜨려 놓는다.

멍게수협 관계자는 “피해 여부를 확인하려면 다시 끄집어 올려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폐사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보니 상당수 어민이 꺼린다”며 “내주 본격적인 합동 현장 조사가 시작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고 했다.

국내 최대 양식 멍게 사진인 통영과 거제 연안에 고수온이 덮치면서 폐사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정상적으로 성장한 봉줄(왼쪽)과 피해가 발생한 봉줄 모습. 선홍빛 멍게는 온데간데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발생한 독자 제공 국내 최대 양식 멍게 사진인 통영과 거제 연안에 고수온이 덮치면서 폐사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정상적으로 성장한 봉줄(왼쪽)과 피해가 발생한 봉줄 모습. 선홍빛 멍게는 온데간데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발생한 독자 제공

2024년 여름 30도를 넘나드는 고수온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통영과 거제 연안 양식장이 초토화됐다. 총 680ha, 축구장 1100여 개 면적의 양식장이 밀집한 통영과 거제 앞바다는 국내산 멍게 유통량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최대 산지다. 당시 수확을 앞둔 성체부터 산란과 채묘에 필요한 어미와 새끼 멍게까지 모조리 떼죽음했다. 공식 집계된 폐사량만 97%, 집계 이후 후유증으로 추가 폐사한 것까지 합치면 사실상 전량 폐사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올해는 전복도 심상찮다. 집계 이틀 만에 6개 양식장에서 44만 마리가 줄폐사해 3억 3000여 만 원 상당 피해가 확인됐다.

이 와중에 적조까지 말썽이다. 적조는 식물 플랑크톤인 ‘코클로디니움이’ 이상 증식해 바다를 검붉게 물들이는 현상이다. 개체수 폭증으로 가뜩이나 바닷속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 점액질 성분이 물고기 아가미에 붙어 질식사를 유발한다. 보통 mL당 1000개체가 넘는 고밀도 적조가 덮칠 때 폐사로 이어지지만, 고수온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선 저밀도 적조도 치명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작년 여름 30도를 넘나드는 고수온이 한 달 넘게 지속되다 뒤늦게 적조가 덮치면서 309만 마리가 줄폐사했다. 적조도 생물이라 고수온에선 크게 세력을 불리지 못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달 27일 국립수산과학원 예찰 결과, 수온이 30도에 육박한 통영시 곤리도 인근에서 mL당 최고 1888개에 달하는 고밀도 적조띠가 관찰됐다. 지금도 저밀도지만 연안 곳곳에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수과원은 통영 두미도와 거제 지심도 해역에 적조 주의보를 유지하고 있다. 적조 특보는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mL당 10개체 미만일 때 ‘예비’로 시작해 100개체 이상 시 ‘주의보’로 대체되고, 1000개체를 넘으면 최종 단계인 ‘경보’로 상향한다.

코클로디니움은 수온이 26도 이하로 떨어지고 일사량이 증가하면 빠르게 증식하는데, 현재 일부 해역이 이에 맞는 환경을 갖춰가고 있다. 설상가상 대조기로 인해 먼 바다에 머물고 있는 적조 띠까지 연안으로 밀려들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인 ‘가을 적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1995년과 2006년, 2009년, 2012년에는 9월 이후 발생한 적조가 10월까지 세력을 유지하며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수과원은 “남풍 계열 바람에 통영과 거제 남측해역 수온이 떨어져 적조생물 성장에 적당한 환경이 조성돼 적조가 확대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