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통합 저지” 전국 시민단체 뭉쳤다

입력 : 2026-09-07 18:39:57 수정 : 2026-09-07 18: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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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인천·여수 모두 반발
300여 단체 통폐합 저지 동참
“현실과 거꾸로 가는 탁상행정
해양수도 부산 발전 가로막아”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의 통합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의 통합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 결정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해양수산 분야 최대 이슈로 떠오른 4개 항만공사 통합안이 발표되자 부산의 시민사회와 오피니언 리더, 해양수산 업계·단체의 반발이 거침 없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인천과 울산, 여수·광양 등 항만공사가 소재한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항만공사 통합 추진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 요구가 터져나왔다.

7일 〈부산일보〉가 주도하는 (사)한국해양산업협회(KAMI) 정기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일제히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포함된 부산, 인천, 울산, 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 통합은 결국 해양수도 부산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냈다.

부산의 상공계, 해양수산 기관, 업계, 단체 등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KAMI 임원 및 이사진은 “부산항 등 대한민국 대표 항만의 역할과 특성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4년 순차적으로 설립된 4개 항만공사를 22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하나로 통합해 거대 조직으로 묶는 것은 정부 의도와 달리 퇴행과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PA 통합은 해양수산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식 행정”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현재 4개 항만공사는 각각 부산항은 동북아 컨테이너 물류 허브항, 인천항은 대중국 교역 거점항, 울산항은 에너지·액체 벌크 특화항,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 원자재 중심항으로 각각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각 항만공사의 수익 창출 규모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기준 부산항만공사는 자산 8조 4598억 원, 매출액 4049억 원인 반면, 인천항만공사는 자산 3조 6873억 원, 매출액 1902억 원,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자산 2조 6384억 원, 매출액 1500억 원, 울산항만공사는 자산 8541억 원, 매출액 1075억 원을 기록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와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 항만공사 통합 추진 계획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능과 배후산업, 물동량과 발전전략이 서로 다른 항만을 하나의 거대 조직으로 묶는 것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만별 전문성·자율성·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과 인천, 여수·광양 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울산항운노조를 비롯한 울산 항만업계도 울산항은 ‘액체화물 특화 항만’으로 지역 특수성을 외면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울산항은 정유·석유화학과 직결된 액체화물이 전체 물동량의 약 70%(1억 3689만 t)를 차지하는 전국 1위 액체물류 거점이다. 업계는 컨테이너 화물 중심인 타 항만과는 취급 화물 구조와 배후 산업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항만공사가 일괄 통합될 경우 항만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주요 개발 투자와 의사결정에서 울산이 후순위로 밀려 기능과 일자리가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정부 통폐합 방침의 후속 조치로, 7일 4개 항만공사를 포함한 해양수산 공공기관의 기능 정비를 위해 ‘공공기관 기능 개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8일에는 남재헌 해수부 차관 주재로 공공기관 기능 개혁 TF ‘킥오프’ 회의를 열어 4개 항만공사 기관장과 주요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오상민 기자 sm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