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료원 ‘어린이 특화’로 재도전…범시민 추진위 닻 올렸다

입력 : 2026-09-21 17:41:0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타당성 탈락 3년 만에 궤도 수정
10만 시민 서명·GB 해제 돌입
병상 전국 꼴찌…소아 원정 진료
울산시 “예타 면제 총력전 편다”

2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21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추진하는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이 범시민 추진기구 출범과 함께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울산시는 이를 발판으로 10만 명 서명운동과 개발제한구역(GB) 해제 절차를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까지 관철한다는 구상이다. 2023년 한국개발연구원(KDI) 타당성 재조사 탈락 이후, 사업 계획을 바꿔 3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울산시는 21일 오후 시청 본관 2층 대강당에서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추진위는 김상욱 울산시장과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조용식 울산시교육감과 5개 구·군 단체장, 지역 국회의원, 전·현직 정치권 인사, 의료계 등 79명으로 꾸려졌다. 출범식에는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출범 선언문과 시민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처럼 사업 방향을 튼 배경에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가 있다. 울산은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국립대학교병원과 지방의료원이 모두 없다. 공공의료기관은 149병상 규모 울산시립노인병원 1곳뿐이다. 국가통계포털의 2024년 기준 인구 1000명당 공공의료기관 병상 수는 울산이 0.14개로 전국 평균 1.18개의 8분의 1 수준이자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다. 이웃한 경남(1.83개)과 부산(1.12개)도 울산보다 각각 13배, 8배 많다. 가장 많은 전남은 2.62개로 울산의 18배를 웃돈다.

소아청소년 의료는 사정이 더 나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24년)를 보면 울산의 소아청소년과 표시과목 의원은 33곳으로, 소아청소년 인구 10만 명당 19.1곳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29.9곳에 못 미치고 17개 시도 중 15위다. 서울(40.4곳)·대구(35.3곳)·부산(33.6곳)의 절반 수준이다. 병원급 소아청소년 의료기관도 4곳에 그친다.

부족한 인프라는 결국 환자들의 ‘원정 진료’로 이어진다. 국립중앙의료원 통계(2025)에 따르면 울산의 소아청소년 입원 관내의료이용률은 87.8%로,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인천(69.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광주(96.1%)·대구(94.3%)·대전(92.0%)·부산(91.6%)과는 4~8%포인트 차이가 난다. 입원 치료를 받은 울산 어린이 10명 중 1명 이상이 다른 지역 병원 병원에 입원했다는 의미다.

울산의료원 설립은 2021년 북구 송정동 일원을 부지로 확정하며 본격화했으나, 2023년 KDI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좌초했다. 이후 2025년 6월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 설립’이 제21대 대통령 지역 공약에 포함되자, 울산시는 사업 규모와 기능을 이에 맞춰 다시 짰다.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울산의료원은 북구 송정동 11-5번지 일원에 2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지어진다.

울산시는 추진위 출범을 시작으로 10만 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개발제한구역(GB) 해제 등 선행 행정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또 지역 정치권·중앙부처와 공조해 국가정책사업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료원은 단순히 병원 하나를 더 짓는 사업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필수 공공의료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며 “추진위와 110만 시민의 힘을 모아 울산의료원 설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