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 76곳의 총공사비가 평균 46.6% 올랐고, 부산의 재개발 사업장 두 곳은 공사비가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인상이 조합원 추가 분담금 증가와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지방 정비사업이 잇따라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국회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2021년~2026년 8월 정비사업 적정 공사비 검증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공사비 검증을 받은 비수도권 정비사업장 76곳은 검증 후 공사비 인상률은 단지별 평균 46.6%였다. 총공사비는 기존 18조 2334억 원에서 검증 후 24조 6727억 원으로 6조 4393억 원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이란, 조합원과 시공사간에 공사비 갈등을 불거졌을 때 제3의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맡겨 적정 공사비가 얼만큼 되는지 알아보는 절차다.
올해도 공사비 상승세는 이어졌다. 1~8월 검증을 받은 지방 사업장 13곳의 공사비 인상률은 평균 44.1%였다. 총공사비는 3조 3584억 원에서 검증 후 4조 5734억 원으로 1조 2150억 원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구 사업장 10곳의 검증 후 평균 공사비 인상률이 78.1%로 가장 높았다. 대전이 52.8%, 경남 50.8%, 전북 47.6%, 부산 41.4%로 뒤를 이었다.
올해 검증을 받은 사업장 중에서는 부산 수영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 공사비가 기존 2513억 원에서 4864억 원으로 93.6% 증가했다. 부산 연제구의 한 재개발 사업장도 336억 원에서 643억 원으로 91.4% 늘었다. 두 곳에서 공사비가 나란히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지방 정비사업은 수도권과 달리 공사비 상승분을 일반분양분 수입으로 충당하기 어렵다. 올해 7월 기준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만 8758가구였고,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4608가구에 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미분양이 더 늘어날 수 있어 공사비 인상분의 상당 부분이 조합원 추가 분담금과 사업비 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는 현장도 나오고 있다. 수영구의 한 정비사업장에서는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원 간 이견이 커졌다. 경남 창원과 대구 서구 일부 사업장도 시공사와의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거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공사비 검증 결과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사비 분쟁을 중재할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