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형사사법 체계 대변화, 경찰 수사 역량 강화 발등의 불

입력 : 2026-09-22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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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 처리 기한 단축 사건 적체 우려
부실 수사 악순환 방지·피해자 보호 시급

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는 10월 2일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들어서는 형사사법 체계의 대변화가 시작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와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되면서 경찰은 형사사건 수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경찰은 대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등을 통해 수사를 통제받는다. 공소청은 경찰 송치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와 경찰이 신청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새 형소법 체계에서 검사의 재수사 요구와 보완수사 요구 이후 경찰의 처리 기한이 단축되면서 수사 완결성이 떨어지고 민생 사건이 뒤로 밀릴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올해 부산 경찰이 처리한 전체 형사사건은 다소 줄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1년 새 40% 가까이 급증했다고 한다. 부산 경찰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처리한 형사사건은 모두 13만 34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 8346건보다 3.5% 감소했다. 반면 올해 1~7월 검찰의 보완수사 건수는 56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52건보다 39.1% 치솟았다. 연간 보완수사 요구 건수 증가율이 2024년 4.7%(6619건), 2025년 8.7%(7197건)였던 점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제한되는 제도 개편을 앞두고,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넘긴 탓에 보완수사 요청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공소 유지에 필요한 모든 추가 사실 확인과 증거 보완 조치를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 형태로 전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보완수사 처리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된다. 기간 자체가 촉박해 수사에 압박받는 것은 물론, 일선 수사관의 사건 처리 우선순위 자체가 뒤틀릴 수 있다. 한정된 인력과 업무시간 안에서 법정기한이 걸린 사건의 우선순위가 올라가면 복잡한 사기·횡령과 기존 고소사건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사건 처리 기간이 관서·부서 평가에 반영되는 현실에서 ‘불송치’ 사건이 급증할 공산이 크다.

열흘 뒤면 경찰은 수사 개시부터 보완 수사, 종결까지 온전히 책임지게 된다. 출범 초 중수청의 정상 가동이 불투명한 데다 경찰 권한은 전례없이 막강해지는 것이다.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내부 통제와 자정 능력 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그동안 불거졌던 ‘제 식구 감싸기’와 ‘사건 암장’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늘어나는 수사 부담에 대응하면서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이를 위해 인력 확충, 전문 수사관 양성, 교육·인사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형사사법 체계의 대변화를 앞두고 경찰은 부실 수사 악순환을 막고 피해자 보호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시스템을 면밀하게 재설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