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 통합 마중물 기대감 높이는 ‘부산-울산 해변 마라톤’ [통합 로드맵 다시 쓰자]

입력 : 2026-09-21 1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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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지난 7월 전재수에 제안
광역지자체 연계 대회론 첫 시도
예산 등 난관 많지만 상징성 커

부산과 울산이 통합 논의 전 협력 단계에서 전국 최초로 광역지자체 간 마라톤 대회를 추진한다. 부산일보DB 부산과 울산이 통합 논의 전 협력 단계에서 전국 최초로 광역지자체 간 마라톤 대회를 추진한다. 부산일보DB

부산과 울산이 전국 최초로 광역지자체 간 마라톤 대회를 추진하며 초광역 협력 실험에 나선다. 부산과 울산 간 해변 마라톤이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부울경 협력의 상징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7월 2일 부산시청에서 6.3 지방선거 이후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전 시장에게 두 도시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논의하며 광역교통 개선과 해변 마라톤 공동 개최 등을 제안했다.

당시 김 시장이 제안한 해변 마라톤은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을 잇는 동해안 코스였다. 기장군과 서생면을 잇는 해안로는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해 전국 러너들이 선호할 코스로 평가된다.

부산과 울산 해변 마라톤 대회가 현실화할 경우 전국 최초의 광역지자체 간 연계 마라톤으로 기록에 남게 된다. 현재까지 광역 지자체의 경계를 넘는 마라톤 대회는 전무했다. 지난 2020년 기초지자체인 전남 여수시와 고흥군이 여수~고흥 연륙연도교 구간을 활용해 하프 코스와 10㎞ 코스 대회를 연 게 유일하다.

그러나 실제 대회 성사까지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가장 골머리를 앓는 부분은 바로 대회 예산과 집행 방식이다. 광역지자체가 대회를 공동주최할 경우 예산 동원과 정산, 안전관리 등 책임 소재를 나누기 힘든 부분이 많아 두 도시 모두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부산시 측은 “현재로서는 부산과 울산이 윤번제로 행사 준비와 예산 집행을 전담해 번갈아 개최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답했다. 내년부터 마라톤 대회가 성사된다면 대회를 제안한 울산이 먼저 이를 주관하고 이듬해 부산에 순서를 넘기는 식이다.

두 도시의 러너들을 품을 코스도 미확정 단계다. 초광역 협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한 도시에서 출발해 다른 도시로 들어오는 방식이 유력하다. 통상 1만 명 이상이 몰리는 대회 규모를 감안했을 때 기장군과 서생면을 잇는 해안로에서 이를 품을 만한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마라톤 대회를 제안한 울산시도 언급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두 시장 사이 첫 면담에서 마라톤 아이디어가 제안됐고 논의가 시작된 수준”이라며 “예산 심의와 실무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8일 3개 시도지사가 부산에서 민선 9기 첫 회동을 갖는 등 부울경 초광역 통합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만 간다.

이 와중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부산과 울산이 함께 추진하는 마라톤 대회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당장 특별연합과 행정통합 간 갈등으로 답보 상태에 머문 초광역 통합의 효능감을 직접 느끼게 할 생활밀착형 협력 사업이기 때문이다.

일단 부산과 울산은 추후 개최 방식과 코스, 예산 분담 문제 등의 논의를 지속해서 논의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