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오른 항만공사 통폐합…여야 모두 “밀어붙이기식 통합 안 돼”

입력 : 2026-10-06 17:36:57 수정 : 2026-10-06 18: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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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항만공사 통합 집중 추궁
“2011년에도 실익 없어 중단” 비판
항만별 기능 달라…“비전문가 정책”
이형일 “주무부처·구성원과 협의”




6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대영 1차관. 연합뉴스 6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대영 1차관. 연합뉴스

정부가 지역 반발과 실효성 논란에도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 통합을 밀어붙이자 국정감사장에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야권은 “통합의 원칙도 실익도 없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고, 여권에서도 국민 편익과 통폐합 근거부터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항만공사 노조 역시 “선통합 후검증식의 잘못된 정책”이라며 철회를 촉구하면서 정부의 통합 구상이 국감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6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항만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 통폐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범야권 의원들은 정부의 통폐합 추진에 객관적 원칙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정부가 공항공사 통합은 재검토하면서 항만공사 통합은 밀어붙이는 점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두 기관의 차이점은 공항공사의 경우 구성원들이 결사항전하자 정부가 물러섰고, 그렇지 않은 쪽은 그대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신호 부산항만공사 노조위원장도 정부의 항만공사 통폐합은 명백히 잘못된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2011년에도 정부가 항만공사 통합을 시도했다가 실익이 없다는 용역 결과로 중단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 항만의 구조는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비용과 편익을 따져 보지도 않고 ‘선통합 후검증’이라는 무모한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통합시 해외 항만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고 지방분권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부산항은 컨테이너 환적, 인천항은 중국 교역, 울산항은 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원자재 중심으로 기능이 서로 다르다”며 “항만 종사자와 전문가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비전문가가 만든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통합의 실익을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4개 항만공사에 경영 부실 사례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이어 항만공사가 해수부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서로 소모적으로 경쟁한 사례도 없고, 북극항로나 해양수도 정책도 해수부가 이미 조율할 수 있다며 통합의 실익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분산과 현지 채용,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능 분할을 추진하면서 항만공사만 하나로 묶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과거 MB정부의 MBC 통합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이 의원이 통합 공사 본사를 부산에 두느냐고 묻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통합 법인 설립 추진단에서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도 부산’을 내세우면서 본사를 부산에 두지 않는 것은 이재명 정부의 선언과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만약 본사가 부산으로 가게 되면 인천·여수광양 등 다른 지역의 반발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정부가 통폐합의 실익과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통폐합과 개혁이 국민에게 어떤 편익을 제공하는지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지 못하면 실적과 성과로밖에 비춰질 수 없다”며 “수용성을 높이려면 대화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당부했다. 조 위원장은 종합감사 전까지 향후 추진 계획과 대화 방안, 관련 법안 목록을 정리해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한 반발과 관련해 “앞으로 기능 조정과 최적화 방안은 주무부처, 기관 구성원들과 협의할 것”이라며 “재경부도 이 과정에 같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통폐합 대상 선정 과정에 대해서는 “국회와 감사원, 언론 등 외부 지적과 각 기관의 기능·업무 현황을 토대로 유사·중복 기능 개혁 필요성에 대해 소관 부처와 전문가 의견을 듣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