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시도지사가 지난달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민선 9기 첫 정책협의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욱 울산시장, 전재수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연합뉴스
민선 9기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공무원 조직을 추스르고, 새 밑그림을 짜느라 분주한 시간이었다. 부산과 울산 시정을 처음 이끌게 된 전 시장과 김 시장에게는 변화와 적응의 시간이기도 했다. 전임 시장 사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불거졌지만, 당연한 수순이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세 단체장은 저마다 미래 청사진, 숙원 사업의 해법을 내보이며 앞으로 부울경 세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어느 정도 제시했다 하겠다. 지역마다 변화의 속도는 다르지만 세 단체장의 초반 열정과 진정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전 시장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부터 주창한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목표에 ‘전재수표’라는 이름표를 확실히 붙였다. 취임 즉시 해양수도전략실을 만들더니 HMM 등 해운사 4개사 부산 이전, 북극항로 시범운항 등을 속도감 있게 해냈다. 김 시장은 취임 후부터 ‘SNS 정치’로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런 소통 행보에 울산에 스며 있는 권위적 문화를 바꾸겠다는 취지가 있다니 성공하길 기대한다. 트램 사업 재검토, 버스공영제 도입, 축제 통폐합 등으로 ‘시장 교체’ 효능감도 보였다. 연임에 성공한 박 지사는 벌써 창원산단 방위산업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지원센터 확정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세 단체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통해 ‘산업·경제 체질 전환’을 천명했는데, 올바른 처방이다. 전 시장은 북항을 해양수도 심장으로 삼아 ‘해양신산업’과 ‘부산 AX(인공지능 전환) 대전환’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산업 AX’와 ‘동북아 에너지 허브’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박 지사는 ‘주력 제조업 AI 대전환’과 ‘SMR·우주항공 등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대도약을 일구겠다고 했다. 부울경 제조업 대전환은 지역 미래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쟁력도 좌우할 과제다. 급속한 기술 변화에 따라가려면 제조업 현장을 얼마나 빨리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다. 세 단체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야 함은 당연하다.
산업 대전환 숙제를 푸는 데에 ‘부울경은 한몸’이라는 인식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다. 자동차, 철강, 조선, 우주항공, 에너지 등 부울경 제조업은 세 지역에 걸쳐 서로 돕고, 때론 경쟁하며 커왔다. 퇴조를 걱정하던 시대에서 이제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는 시대다. 따로 가서는 안 된다. 더 단단히 묶고, 더 키워야 대전환의 시너지 효과를 꾀할 수 있다. ‘5극3특’ 등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삼은 정부를 설득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유리하다. 부울경 통합의 성공은 부울경 산업 통합, 그리고 미래 전환에 성공하느냐에 달렸다. 전재수·김상욱·박완수, 세 단체장이 풀어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