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온사모) 회원들이 지난 15일 부산 온천장의 한 교차로에서 금정산 백학 전망대 건립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온사모 제공
금정산에 동래온천의 백학 전설을 형상화한 전망대를 세우기 위해 온천장 주민과 상인들이 서명 운동에 나섰다. 온천도시 지정과 금정산국립공원 출범이라는 호재를 살려 온천장, 금정산이 연계되는 랜드마크 시설을 조성하고, 침체한 지역 상권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온천장 주민·상인 단체인 ‘온천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온사모)은 지난 15일부터 ‘금정산 백학 전망대 건립’ 1만 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현재까지 4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 운동의 핵심은 금정산 중턱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인근 옛 헬기장 부지에 백학이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의 전망대를 짓자는 구상이다. 과거 다리를 다친 백학이 온천수로 상처를 고친 뒤 날아갔다는 동래온천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온사모는 전망대 높이를 12~15m로 잡고, 사업비는 80억~1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서명 운동의 배경에는 30년 가까이 이어진 온천장의 침체가 있다. 1990년대까지 온천장은 고속·시외버스터미널과 백화점, 금강공원 케이블카·동물원, 금강식물원을 끼고 부산 내륙의 상업·관광 거점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백화점 폐업, 터미널 이전 등으로 유동 인구가 크게 줄면서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최근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3월 인접한 금정산이 국내 첫 도심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이달 1일에는 동래온천지구 일원이 전국 네 번째로 온천도시에 지정됐다.
온사모는 이 같은 호재를 제대로 살리려면 ‘거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금강공원 재정비에 맞춰 케이블카를 현대화하고 전망대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온천장에서 금강공원, 금정산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온사모는 서명 운동 결과를 토대로 부산시와 동래구, 정치권에 사업 추진을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다만 실제로 전망대 건립이 추진되면 산림과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온사모 최경환 회장은 “케이블카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금정산에 낙동강과 을숙도까지 내다보는 전망대가 들어서면 방문객이 늘고, 자연스럽게 지역에도 활기가 돌 것”이라며 “기존 헬기장 부지를 활용하면 나무를 베어낼 필요가 없어 환경에도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