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 사양합니다”… K4리그 우승 시민축구단의 ‘이유 있는 거절’

입력 : 2026-10-19 18: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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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쾌거 ‘진주시민축구단’
연봉 선수 충원 등 재정부담 커
K3리그 승격 권한 스스로 포기
사회복무요원 선수 보호 의미도
“예산 등 여건 확보 내년 재도전”

지난 3월 8일 2026 K4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진주시민축구단 선수들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제천시민축구단을 4 대 0으로 대파한 진주시민축구단은 그 여세를 계속 이어가 지난 3일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진주시민축구단 제공 지난 3월 8일 2026 K4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진주시민축구단 선수들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개막전에서 제천시민축구단을 4 대 0으로 대파한 진주시민축구단은 그 여세를 계속 이어가 지난 3일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진주시민축구단 제공

2019년 창단해 K4리그에서 활동 중인 ‘진주시민축구단’이 창단 첫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내년 시즌에도 K3리그가 아닌 K4리그에서 경쟁을 이어간다. 우승 시 자동 승격되던 규정이 올해부터 구단 의사에 따라 승격하는 방식으로 바뀐 데다 ‘예산 폭증’과 ‘사회복무요원 선수 보호’라는 현실적 난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19일 경남 진주시 등에 따르면 진주시민축구단은 지난 3일 거제시민축구단과의 23라운드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기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K4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현재 2개 라운드를 남긴 시점에 승점 51점을 기록, 2위인 진천HRFC가 남은 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역전이 불가능하다.

2020년 K4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진주시민축구단은 참가 첫해부터 상위권 경쟁을 펼쳐왔으며 올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23라운드 만에 일찌감치 창단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창단 6년 만에 거둔 쾌거다.

진주시민축구단 주장인 임민혁 선수는 “창단 첫 우승이라 더욱 값진 결과물인 것 같다. 선수들이나 코치 모두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했다.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도와준 스태프들도 있었다. 선수들도 감독의 전술을 믿고 따라가면서 자연스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우승에도 불구하고 K3리그 승격은 이뤄지지 않는다. 원래대로라면 K4리그 우승팀은 K3리그로 직행하지만 올해 대한축구협회가 ‘자동 승격제’를 폐지하고 ‘승격 사전 신청제’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성적이 좋아도 구단 차원의 승격 의사가 없으면 K4리그에 남도록 규정이 개편된 것인데 진주시민축구단은 앞서 지난 6월 대한축구협회에 “승격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과 선수단 구성이다. K4리그는 규정상 연봉 선수를 5명 이상 보유해야 하며 나머지는 사회복무요원과 훈련·경기·승리 수당 등을 받는 수당 선수로 구성한다. 하지만 K3리그로 승격하면 연봉 선수를 10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하는 데다 연봉도 큰 폭으로 상승한다. 여기에 사회복무요원을 활용할 수도 없다.

현재 진주시민축구단은 연봉 선수 5명과 사회복무요원 11명, 수당 선수 15명 등 총 3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연간 운영 예산은 10억 원 안팎이다. K3리그로 승격해 연봉 선수 10명, 수당 선수 21명으로 재구성하고 코치진 연봉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예산이 20억 원가량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뛴다. 시민축구단으로선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여기에 팀을 위해 헌신해 온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다른 팀으로 전출시켜야 하는 점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진주시민축구단 관계자는 “예산도 예산이지만 그동안 팀을 위해 힘써준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에게 곧바로 나가라고 해야 한다. 갑자기 다른 팀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새로운 팀에서 적응도 해야 한다. 지금까지 팀을 믿고 경기를 해왔는데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K4리그에 남는다면 팀 경쟁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진주시와 진주시체육회는 내년까지 구단 내실과 재정 기반을 다진 뒤 2028년 K3리그 승격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제대 예정인 사회복무요원은 동행하되 신입 요원은 받지 않기로 했으며 예산 추가 확보에도 나선다.

진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진주시민축구단은 K4리그에 속해있지만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K3리그로 승격할 수 있도록 내년에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