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공도서관 상당수는 지하철역에서 멀고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환승 할인 시간을 맞추려 경사진 오르막길을 총총걸음으로 서둘러야 한다. 고작 10초 만에 끝나는 반납 처리를 하고 돌아서면 허탈함이 밀려온다.
책을 빌렸으니 반납하러 도서관을 찾는 것은 당연한 처사로 여길 수도 있지만, 일본 후쿠오카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면 부산의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후쿠오카 역시 도서관이 지하철역에서 먼 곳이 많지만 반납은 도서관 밖 여러 곳에서 가능하다. 지하철역과 공공시설, 쇼핑센터, 국립병원 등 총 15곳에 무인반납함이 설치되어 있어 어디 나가는 길에 쉽게 책을 반납할 수 있다. 하루는 지하철역 근처 작은 상점에서 반납했는데, 장애인 자립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반납을 계기로 상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구매로 이어지는 훌륭한 상생 시스템이었다.
부산 또한 시민들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변화에 적극적이다. 전국 최초로 공공도서관 타관 반납 서비스를 도입하여 반납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번거로웠던 타관 반납 대장 작성 과정을 전면 폐지하고 옥외 외부반납함 운영을 개선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반납 공간은 공공도서관 건물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다. 외부 반납 시스템은 우리 현실에서도 충분히 응용 가능하다. ‘아름다운 가게’나 행정복지센터에 반납함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이미 창원시 등 일부 지자체는 행정복지센터 내 ‘작은도서관’에 공공도서관 책을 반납할 수 있도록 무인반납함을 운영하고 있다.
타관 반납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민들의 출퇴근 동선과 생활 공간 속에 무인반납함이 자리 잡는다면 책을 반납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조홍래·부산 해운대구 중동2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