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5-11-16 19:39:00
부산은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과학기술, 정보통신 인력을 공급한다. 하지만 관련 일자리는 전국 평균보다 적고, 그나마 남은 일자리는 급여가 낮거나 기업 규모나 질이 떨어진다.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이하 비스텝)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부산 과학기술부문 졸업자 중 취업자는 4만 8465명으로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 수준에 이른다. 비중으로는 전체의 8%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부산에 취직한 과학기술인력 수는 2만 3079명이다. 부산에서 배출한 인재 가운데 관련 전공을 바탕으로 부산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이 절반이 채 못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부산에 과학기술, 정보통신 업종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를 살펴보면 2023년에는 0.07에 불과했다. 100명당 일자리가 7개뿐이거나 일자리 1개를 두고 14명이 경쟁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됐다. 코로나 19 이후인 2020년에 0.15이던 이 수치는 점점 줄어 2022년 0.10, 2023년에는 0.07까지 급락했다. 2020년부터 2023년 모두 전국 평균 이하였다.
구인배수가 낮다는 건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많은데 일자리는 없다는 의미다. 비스텝 관계자는 “벤처, 스타트업 시장의 위축으로 기업은 인재채용에 소극적이고, 채용이 필요해도 신입보다는 경력직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관련 기업 수준도 인재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부산인재의 디지털 신산업 취업임금 분포’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관련 일자리 임금은 월 200만~300만 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2019년부터 2022년 기준, ‘2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은 부산 취업자가 45.5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으로 41.40%로 나타났다.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의 임금 근로자가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400만 원 이상’의 임금 근로자는 4.43%에 그쳤다. 반면 부산 이외의 지역에 취업한 인재들의 약 40%는 ‘3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 규모도 절반 이상이 ‘30명 미만’으로 영세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부산인재의 디지털 신산업 취업 시 기업규모 분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기준 ‘5명 이상, 30명 미만’이 50.77%로 가장 많았고, ‘30명 이상, 300명 미만’이 36.54%, ‘5명 미만’이 10.65%로 나타났다.
임금 자료와 마찬가지로 부산 인재들이 취업한 타 지역 기업을 살펴보면 1000명 이상의 기업이 42.73% 차지했다. 비스텝 관계자는 “결국 회사 규모와 임금 수준을 보면 많은 인재들이 만족할만한 규모와 임금을 보이는 기업이 부산에 없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