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도시철도 3호선에 설치된 '핑크라이트' 수신기(왼쪽), 발신기 비콘 모습부산시가 지난해 12월 부산 도시철도 3호선에 전격 도입한 임신부 배려좌석 '핑크라이트' 사업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핑크라이트'는 임신부가 도시철도에 탑승하면 정보를 알려 좌석 양보를 유도하는 '임신부 탑승 알림 시스템'이다. 열쇠고리 형태의 발신기(비콘, 11g)를 지닌 임신부가 전동차에 타면 임신부 배려석 수신기에서 불빛과 함께 음성 안내가 나와 임신부 탑승 사실을 알린다. 임신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일반 승객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양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 외관상 별도 표시가 안 나지만 입덧 등에 시달리는 초기 임신부들도 배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 |
| 사진-비콘을 갖고 있는 임신부가 발신기 가까이에 가면 안내음성과 함께 불빛이 반짝인다. |
하지만 사업 시작 1주일째인 2일 현재 3호선 주요 환승역(연산·미남·수영·덕천·대저역)에서 산모수첩을 제시해 받은 비콘을 이용한 임신부는 32명(연산역 9명, 미남역 5명, 수영역 3명, 덕천역 15명, 대저역 0명)에 불과하면서 홍보 부족과 함께 발신기인 비콘 실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제작했다는 지적이다.
![]() |
| 사진-'핑크라이트'는 부산 도시철도 3호선에서 이용할 수 있다(사진은 핑크라이트 포스터). |
이미 이 사업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동안 부산시 소통기획담당관실에서 부산김해경전철 구간에 시범 운영을 했다. 당시 9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실제 '핑크라이트'를 이용한 임신부는 500명(한 달 평균 50명)에 불과했다. 이는 2016년 보건소에 등록한 임신부(부산시 2만4624명, 김해시 4800명)를 고려한다면 턱없이 낮은 실적이다.
또 비콘을 수령한 임산부가 사용 후 자발적으로 반납하지 않으면 다른 임신부가 다시 사용할 기회는 영영 없어 추가로 제작해야 한다. 그 때문에 확실한 수거 대책 또한 필요하다.
일부 임산부들은 맘 카페를 통해 ‘핑크라이트’ 사업에 대해 반기면서도 “지하철에서뿐 아니라 버스까지 ‘좌석 양보’ 기능을 확대하고, 다양한 혜택을 늘린다면 더욱 대중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핑크라이트 총괄 강미라 출산보육과장은 "사업 시행 초기인 만큼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치고, 임신부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혜택 또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3호선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1, 2호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 낳고 기르는 좋은 도시 만들기 부산을 위해 시민들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