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관련한 심리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자주 듣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남자의 음경 크기에 대한 것이다. 음경 크기를 이야기 할 때 굵기를 말하는 것인지, 길이를 말하는 것인지 구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남성은 “어쨌든 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약 55% 정도만 본인의 크기에 만족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평균 크기의 음경임에도 자신의 사이즈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성도 많다.
한국 남성의 평균은 길이의 경우 평상시 6.59~8.97cm, 발기시 9.86~12.50cm이다. 음경의 뿌리에서 잰 기준이다. 둘레 평균은 발기시 8.30~14.10cm라 한다. 한국 아닌 다른 나라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은 남성 전체 비율을 봤을 때 음경 크기가 평균 이하인 경우는 10명 중 1명꼴이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 즉 연인의 성기 크기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85% 정도였다고 한다. 반올림을 하든 하지 않든 열에 여덟 아홉은 만족을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고도 반가운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더 중요한가 굳이 따지자면 여성의 기준에서는 길이보다는 굵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여성들은 섹스를 할 때 삽입으로 느끼는 오르가즘은 남성에 비해 낮다. 그렇지만 삽입으로 인해 질 내부가 꽉찬 느낌을 받는 것, 굵기의 영향으로 질 내부와 닿는 면적이 증가할 때 느끼는 만족은 더 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음경의 굵기나 길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간혹 삽입할 때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 중에는 통증의 원인이 음경 크기 때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성 본인의 문제라는 생각보다는) 음경이 커서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일단 크면 좋다는 말은 남자들 사이에선 중요할 수 있어도 여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오랄섹스(구강성교)를 즐겨하는 여성이라면 음경이 너무 굵거나 길이가 길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남성, 그들의 로망처럼 큰 성기를 가진 남자가 섹스까지 잘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파트너의 성감대를 잘 파악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애무부터 삽입까지 그 모든 과정을 다 경험한 후에 종합적으로 잘하고 못하고를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큰 성기를 가졌다고 해서 너무 자신만만할 일만도 아니다. 어쩌면 음경의 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남성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라도 파트너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더 많은 노력과 시도를 한다. 오히려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에 더 만족스러운 섹스를 경험할 지도 모른다.
임의현
성 심리학자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