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달맞이고개 나타났던 여우, 고향 소백산 돌아오다 폐사

입력 : 2023-03-24 22: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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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붉은여우 SKM-2121. 연합뉴스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붉은여우 SKM-2121. 연합뉴스

작년 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 나타나 화제가 됐던 여우가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환경부는 2021년 12월 소백산에 방사됐던 여우 'SKM-2121'이 지난 7일 강원 정선군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방사된 여우는 강원 영월군과 충북 충주시 등에서 활동하다가 지난해 5월 부산 달맞이고개에 나타났다.

이후 위치발신기 배터리 소진으로 여우의 위치는 지난해 12월부터 확인이 어려워졌다.

이에 국립공원공단이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지난 7일 달맞이고개에서 직선거리로 323㎞ 떨어진 정선군에서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방사 후 약 460일간 자연에서 살아가다가 숨진 것으로, 부검 결과 사인은 폐부종 등 호흡기 계통 문제였다. 병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연사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여우의 사체가 발견된 곳은 소백산국립공원에서 25㎞ 떨어진 곳이어서 고향으로 돌아오려다 숨졌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우는 서식지에서 벗어나 먼 거리를 이동해가며 산지·농촌·도심 등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여우는 원래 한반도 전역에 분포했으나 1960년대 쥐잡기 운동 등으로 먹이가 줄자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에 환경부는 2012년부터 여우 복원사업을 벌여왔고, 현재 야생에 7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환진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도심에서 살던 여우가 본능적으로 다시 회귀하는 과정에서 폐사체로 발견된 이번 일은 안타깝지만, 이는 생물종 복원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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