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인기 시들하다더니… 4등급도 부산교대 합격

입력 : 2023-03-30 19:21:00 수정 : 2023-03-30 19: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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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입시 자료 분석
최초 합격자 258명 등록 포기
커트라인 최근 3년 연속 하락
최저 2등급 중반대 합격 '옛말'
“학령인구 감소·교권 추락 탓”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교대 정문. 부산일보DB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교대 정문. 부산일보DB

상위권 학생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교육대학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해마다 합격생 성적이 하락하는 바람에 올해는 대학 입시에서 통상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수능 평균 4등급대 학생이 부산교대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모집 인원이 줄어들고 교사 직업의 인기가 떨어지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교대 입학 문턱을 대폭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교대가 최근 공개한 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전형 결과에 따르면 정시 모집에서 수능 4개 과목(국어, 영어, 수학, 탐구영역) 평균 4.25 등급 학생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분위 기준으로는 59%대에 해당하는 점수다. 백분위 59%는 수능 응시생을 100명으로 환산했을 때 41등에 해당하는 등수다. 지난해의 경우 백분위 기준 84.5%, 등급 기준 2.63 등급이 최저 점수 합격생이었다. 1년 만에 합격선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2020년 2.5 등급, 백분위 87.3%와 비교하면 3년 만에 백분위 기준으로만 30%가량 하락했다.


합격생 평균 등급을 봐도 성적 하락은 눈에 띈다. 2021학년도 1.85등급이었던 합격생 평균 등급은 2022학년도에 2.11등급으로 하락하더니 올해는 2.63등급으로 떨어졌다. 입시 전문가들은 통상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 진학 가능 마지노선 등급을 2등급으로 본다.

입시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적 하락이 예견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상위권 학생의 교대 기피가 경쟁률에서 이미 드러났기 때문이다. 부산교대의 경우 해마다 정시 경쟁률이 떨어졌다. 2021학년도 2.01대 1, 지난해 2.03대 1이던 경쟁률은 올해 처음 1.79대 1로 1점대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학교 선호 기준인 수시 등록률도 지난해 89.1%에서 81.9%로 하락했다. 올해 부산교대는 정시모집에서 199명을 모집했지만 196명만 등록해 3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정시와 수시를 종합하면 최초 합격자 중 258명이 부산교대 등록을 포기했다.

익명을 요청한 부산의 입시전문가는 “몇 년 전만 해도 정시 가·다군은 수도권 대학에 지망하고 정시 나군에서 부산교대를 쓰는 학생이 많을 정도로 교대는 상위권 학생의 영역이었다”며 “올해 입시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중위권 학생의 ‘배짱 지원’이 대거 늘어날 것이다. 교대 입학 성적 하락은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좁아진 임용 문과 교권 하락 등이 꼽힌다. 상위권 학생 입장에서 교대에 진학할 동기 부여가 약해진 게 경쟁률 하락, 입학 점수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공립초등교사 합격 인원은 2021년 374명, 지난해 350명, 올해 328명이다. 매년 부산교대에서만 200명가량이 졸업하는데 해마다 교사 채용 인원은 줄어들어 입시생 입장에서는 교대 진학이 교사 임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상황이 됐다. 또한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성희롱이나 폭행을 당하는 등 교권이 추락한 현실도 교대를 외면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교대는 올해 입시 결과에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학생 수준 저하가 자칫 학교 수준 저하로 이어진다면 교원 양성 기관으로서 존립 자체가 어렵다고 보는 위기 의식도 감지된다. 일부 교수진은 이 같은 입시 결과가 부산대와의 통합 논의, 전국적인 교육전문대학원 논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음 달 열리는 교수회의 등에서 입시 결과에 대한 학교의 대책 등이 논의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교대의 한 교수는 “그동안 통합 논의가 진전이 없었던 데에는 입시 결과 등을 기반으로 하는 교대가 다른 대학교보다 우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제는 교원 양성 체계 변화 필요성의 목소리가 더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지역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양질의 신입생 충원을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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