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15분 생활권·부울경 1시간대 ‘교통 혁신’

입력 : 2023-09-25 18: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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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형 급행철도 제안 내용은

시내 지하 운행 2030년 개통 목표
가덕신공항~명지 노선 일부 조정
대심도 사업 안정성 우려도 해소
수소열차 당초보다 4배 이상 투입
GTX 사업도 급물살 ‘기대 효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25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민간투자사업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25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민간투자사업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시내까지 30분대로 이어주는 대중교통망인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가 2030년부터 부산 시내 지하를 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나아가 부전역을 중심으로 울산과 경남 양산시, 창원시 등 부울경 주요 도시를 1시간대로 연결하는 ‘부산형 광역철도 사업’ 또한 가시권에 들어왔다. 부산시가 25일 발표한 BuTX 민간사업자 제안서 내용을 보면 BuTX를 2030년 개항 목표인 가덕신공항과 연계해 개통·운영하는 게 목표다. 지난 3월 공개된 부산시의 BuTX 사업 계획보다 시내 연결성과 교통망 확장성을 보완해 사업 타당성을 크게 높였다는 분석이다.

■부전역 추가하며 수송인원 배 증가

민간사업자 제안서의 핵심은 정차역을 한 곳 더 늘렸다는 점이다. 북항에서 곧바로 센텀으로 연결되던 기존 안과 달리, 부전에 한 번 더 정차하게 함으로써 서면·연산·동래 등 시내 주요 교통수요를 폭넓게 껴안을 수 있게 됐다. 정확한 정거장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부전역 지하에 정거장이 생기면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2호선 서면역과 쉽게 연결된다. 울산까지 이어지는 동해남부선과 개통 마무리 단계인 부전~마산 복선전철과도 환승할 수 있다. 서면 일대에서 강서구(명지), 기장군(오시리아)까지 15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시는 요금을 편도 3000~3500원 선으로 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먼저 추진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요금보다 높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uTX가 대중교통 이용률을 60%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선 변경으로 안전·효율 확보

민간사업자 측은 가덕신공항~명지 구간 노선을 일부 변경해 공사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가덕신공항 접근철도(연결철도) 신설구간 12km를 공동으로 이용하게 하고, 지질조사를 거쳐 기존안보다 북쪽으로 노선을 조정해 오른편 명지 정거장과 연결시키면서 당초 제기됐던 연약지반 아래 지하 대심도 구간 공사의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부산시 김광회 도시균형발전실장은 “가덕신공항 접근철도를 BuTX가 함께 쓰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국토부 관련 부서와 지난주 이 문제 협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사업자는 수소열차를 기존안보다 4배 이상 투입해 이용객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가덕도에 BuTX 차량기지를 만들어 수소열차 충전을 원활하게 할 방침이다. 총사업비가 당초 2조 원대에서 4조 7692억 원으로 늘어난 것에는 이러한 계획도 영향을 줬다는 게 부산시 설명이다.

한편 수소열차의 경우 현대로템이 지난 7월 액화수소연료를 열차 기관차에 도입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는 최고 시속 1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시는 현대로템 측과 지속적으로 수소열차 기술 협의를 갖는다. 이달 과학기술부의 연구개발(R&D) 지원사업에 선정돼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30년 개통 이후 부울경 GTX 확대

시는 이 밖에도 시범 운영기간을 포함해 총 60개월을 공사 기간으로 잡고, 공사 구간을 최대한 잘게 쪼개 터널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방식이지만 시공사를 다수 투입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뜻이다.

시공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엔지니어링기업 유신이 설계를 총괄하고 한화건설, 일성건설, 동부건설, 극동건설 등이 시공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30년 BuTX가 완공·개통되면 이후 부울경 GTX 사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부울경 GTX 사업은 2022년 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부산을 방문했을 때 필요성을 강조했던 사업이다.

시는 국토부의 2025년 국가철도망 계획에 부울경 GTX 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본다. 다만 BuTX는 부산 시내 구간을 급행으로 연결하는 철도이므로 도시철도 건설에 준하는 방식으로 우선 추진하고, 이후 부전과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울산, 양산시, 창원시 등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부산의 동과 서를 빠르게 연결하는 획기적인 교통수단 BuTX를 통해 부산이 15분 생활권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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