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거부' 테니스 권순우, 자필 사과문…"경솔한 행동 했다"

입력 : 2023-09-26 16:10:10 수정 : 2023-09-26 17: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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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테니스협회 "권순우, '악수 거부' 사과하고 우정의 악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대표팀 권순우가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대표팀 권순우가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악수 거부' 논란을 일으킨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악수 거부' 논란을 일으킨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사진은 권순우가 26일 공개한 자필 사과문.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악수 거부' 논란을 일으킨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당진시청)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권순우는 26일 대한체육회를 통해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서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사과문에서 권순우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우는 이날 경기 일정에 앞서 한국 대표팀 코치진, 동료와 함께 태국 대표팀을 찾아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권순우는 전날(25일) 열린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삼레즈에게 1-2(3-6 7-5 4-6)로 패해 탈락했다. 그런데 권순우는 패배가 확정된 뒤 라켓을 코트에 6차례나 내리치며 분풀이했다. 이어 짐 정리를 하던 권순우는 삼레즈가 다가가 악수하기 위해 기다렸는데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사실상 악수를 거부했다. 이후 사건이 알려지면서 권순우의 거친 행동과 악수를 거부한 행위를 두고 '비매너 논란'이 일었다. 경기에서 진 테니스 선수가 라켓으로 분풀이를 하는 것은 프로 대회에서도 꽤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권순우가 삼레즈의 악수 제의까지 거부한 것은 '선'을 넘은 행동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권순우가 경기에서 진 뒤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며 부수는 모습. X(구 트위터) 캡처 권순우가 경기에서 진 뒤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며 부수는 모습. X(구 트위터) 캡처

삼레즈와 악수하는 권순우. 태국테니스협회 SNS 캡처. 연합뉴스 삼레즈와 악수하는 권순우. 태국테니스협회 SNS 캡처. 연합뉴스

전날 권순우의 경기 상대방이던 태국테니스협회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날 오전 경기 일정에 앞서 한국 대표팀이 태국 대표팀을 찾아와 선수들과 코치진에 사과했다"고 알렸다. 이어 "권순우와 가시디트 삼레즈도 악수하며 우정을 보여줬다"면서 두 선수가 악수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태국테니스협회는 "태국 남녀 대표팀 감독들과 수석 코치, 태국 대표선수들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한국 대표팀은 사건과 관련해 후회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면서 "태국 대표팀은 사건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한국과 태국은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항저우 현지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을 격려 중인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논란에 휩싸인 권순우와 관련해 전날 최윤 한국 선수단장에게 전화해 "아쉬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대회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국제무대이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장 차관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늘(25일) 있었던 문제 행동은 상당히 유감이며 다시는 대한민국 선수단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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