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일파만파…직원들 “대표 연락두절”

입력 : 2024-07-27 11:39:43 수정 : 2024-07-27 11: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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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티몬 입주 빌딩서 직원-고객 대치
위메프는 현장 환불 중단, 온라인으로 단일화
사태 책임자 구영배 규텐그룹 대표 책임론 확산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 티몬과 위메프 환불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 빌딩에선 티몬 직원들과 환불 요청 고객들 간 대치 국면이 이어졌고, 직원들은 대표가 연락이 두절됐다며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다. 티몬, 위메프 유동성 악화에 무게가 실리면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장에 남아 있던 티몬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으려 한다. 현장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보내줄 수 없다며 직원들을 가로막았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과 직원들은 현장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앞에서 “대표가 전화를 안 받는 데 우리가 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눈물로 호소했다. 권 본부장은 “사내 유보금 중 28억∼29억 원을 환불에 쓰려고 했는데, 대표가 직원 임금 등으로 묶어버렸다. 환불은 260명 정도에 8억∼9억 원만 지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과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읍소했다. 이에 환불을 받기 위해 밤을 지새운 고객들은 “우리도 (현장 환불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티몬 직원 한 명이 건강 이상을 호소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전날 티몬 일부 부서 입주 빌딩에는 현장 환불을 요구하며 수천 명이 모여 들었다. 권 본부장이 전날 새벽 “유보금으로 30억∼40억 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힘에 따라 수도권은 물론 지역에 있는 피해자들까지 환불을 받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전날 밤에는 환불 자금 중 10억 원 정도만 환불을 위해 승인이 난 상태라고 밝혔다.

위메프는 지난 24일 밤부터 회사를 찾은 고객들에게 현장 환불을 시작해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이 환불을 받았다. 위메프는 26일 새벽부터 현장 환불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단일화했다. 이에 따라 위메프가 입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건물을 찾은 피해자들은 27일 오전 크게 줄었다.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밤 홈페이지 배너에 사과 문구와 함께 “환불지연 해소 방안에 대해 안내해 드린다”며 각 카드사에 신용카드 이용 대금 이의를 제기하거나 할부계약 철회, 항변권 신청을 하라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같은 내용으로 피해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사태 책임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는 사태가 시작된 지난 24일 이후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지원센터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을 위한 위메프·티몬 전담 창구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지원센터에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을 위한 위메프·티몬 전담 창구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티몬·위메프 환불 대란 사태가 당초 예상보다 축소되거나 중단되면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책임론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별도 재무팀이 없고, 큐텐테크놀로지에서 재무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지난 25일 “그룹사 전체에서 자본을 확보하는 액션이 있을 예정으로 큐텐과 같이 논의해 방안을 마련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불 접수 2000여 명 중 1500명 정도가 환불 조치를 받은 상태로, 현재 500명에 대한 환불이 중단된 상태다.

티몬, 위메프 유동성 악화에 무게가 실리면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책임 회피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구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국내 기업들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큐익스프레스가 구 대표를 사임하는 발표를 내놔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큐익스프레스 측은 “최근 관계사로 편입된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실 판매자, 고객께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면서 이번 사안으로 인해 큐익스프레스의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회사 내부 공지를 통해 구영배 대표의 최고경영자(CEO) 사임을 발표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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