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주당, 금정구 보선 김경지 전략공천 ‘파열음’

입력 : 2024-09-09 18: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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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후보 선거 운동 중 돌연 낙점
이재성 위원장 “가장 경쟁력 있다”
당 최고위원 지지 유세와 엇박자
지역 야권 “당원·여론 무시” 반발
내정설 논란 속 보이콧 등 후유증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이 9일 부산시의회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김경지 변호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이 9일 부산시의회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김경지 변호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예비후보로 나섰던 김경지 변호사를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사실상 확정했다. 그러나 당원 주권주의를 외치는 민주당이 당원 여론을 무시한 채 전략공천을 감행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어 공천 후유증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9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열고 금정구 전 지역위원장인 김 변호사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하는 안을 의결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오는 11일 인준을 통해 최종 후보로 낙점 받는다.

최고위 직후 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민주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면서 “7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했다”고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는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을 한 조준영, 이재용 금정구의원 외에도 전현직 지역위원장, 공공기관장, 전직 구청장, 변호사 등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당위원장은 전략공천의 이유로 김 변호사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구의회 출신 조준영, 이재용 예비 후보가 한 달이 넘도록 당내 레이스를 펼쳐오던 터라 반발은 적지 않다. 이 예비 후보의 경우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정권교체의 한 길에 백의종군하겠다”며 당의 사퇴 요구 사실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조 예비 후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입장을 묻는 〈부산일보〉의 문자에 “지금은 정돈된 이야기를 드리기 힘들다”는 답변만 전달해 왔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6일 전현희, 이언주 최고위원이 부산을 찾아 조준영, 이재용 예비 후보의 지지를 촉구하며 유세에 동참했는데 불과 사흘 만에 전략공천으로 기류가 돌변한 까닭이다. 후보 적합도 조사 기간인 지난 주말 김 변호사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봉하마을, 평산마을 방문에 배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내정설 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시당위원장은 “민주당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력 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를 지속해 왔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주말 조사를 꾸준히 해왔다”면서 “경남 방문은 김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던 이후의 시점 이후”라고 해명했다.

지역 야권에서는 한 달 가까이 레이스를 펼친 예비후보 두 사람이 낙마하고, 지난 총선에서 본선 진출에 실패한 후보에게 보궐선거 도전 기회가 돌아가면서 적잖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구의원 2명이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인재를 키운다는 명분도, 당원 주권주의라는 원칙도 잃었다”면서 “결과로 증명할 수밖에 없는 선거가 됐다”고 비판했다. 금정 야권 상황에 밝은 한 인사는 보궐선거 보이콧 움직임마저 감지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둘러싼 후폭풍이 감지되면서 조국혁신당과의 단일화 논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당내 내홍이 불거질 경우 혁신당과의 단일화가 구도가 불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단 이 시당위원장은 혁신당 조국 대표가 제안한 인천 강화군엔 민주당, 금정엔 혁신당 단일 후보로 내세우자는 제안에 대해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특정 지역을 어떤 당이 나눠서 후보를 내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민주당의 후보가 누구인지 시민들에게 알려 할 시점"이라고 일축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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