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글로벌 거점 도시 건설 특별위원회는 31일 2029년 개항을 앞두고 있는 가덕신공항의 보완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물류 허브 공항으로 자리 잡은 일본 나고야 주부 공항과 간사이 공항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 외에도 도시개발과 연계한 ‘공항 복합 도시’로의 구상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회 글로벌 도시 특위는 이날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가덕신공항 미래 비전 모색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의회 안성민(영도1) 의장, 글로벌 도시 특위 위원장 조상진(남1) 의원 등 시의회 관계자 외에도 부산시 석규열 신공항도시과장, 김병권 공항기획과장과 도시공학 전문가인 부산대 정헌영, 김지현 교수 등이 참석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정 교수는 국토교통부가 가덕신공항의 기본 방향으로 공항, 항만, 철도, 도로를 연결하는 ‘복합 콰트로 포트’를 제시했지만 실제 기본 계획안에는 세부 내용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덕신공항 기본 계획안에는 해운인 여객선과 접근 항공 수단인 UAM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가덕신공항 건설 기본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안은 당연히 일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박이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일본 나고야 주부 공항, 간사이 공항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가덕신공항의 화물 터미널 및 화물 지구의 용량 부족 문제도 짚었다. 화물 처리능력이 주부 공항은 66만t, 간사이 공항은 72만t에 달하나 가덕신공항은 2065년이 돼서도 34만t에 그친다는 게 정 교수 분석이다.
‘좋은 공항에서 위대한 공항 복합 도시로’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 교수는 가덕신공항 건설이 도시개발과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공항을 만들 것인지 지금부터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부산이 공항도시에서 나아가 공합복합도시로 가기 위해 배후도시, 연계교통망 등 단계별 추진 계획과 철저한 공정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시 랜드마크이자 차별화된 콘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등의 사례를 언급,“다양한 공항 내 시설과 가덕신공항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본 설계 과정에서 국내 수송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화물 차량의 주차지 문제에 대한 대비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도시 특위 위원인 박진수(비례) 의원은 “부산에는 지금도 화물차들의 주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부산이 물류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도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가덕신공항은 항만, 철도, 도로를 연계하는 초대형 복합물류 허브로서 환태평양 동북아시아를 잇는 진정한 거점 도시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고, 이것이 부산이 세계 경제 지도에 중심지로 자리 잡을 마지막 기회”라며 “기존 공항의 개념을 뛰어넘어 복합 콰트로 포트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덕신공항이 부산의 르네상스를 이끌어갈 엔진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