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첫 토론회에서 각기 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김문수 후보는 미국 전략자산 상시 순환 배치를 통해 북핵 억지력을 높이겠다고 밝혔고, 안철수·유정복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외교·안보에서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김문수·안철수·양향자·유정복 후보가 참여한 첫 조별 토론회를 열었다.
김문수 후보는 ‘북핵 대응’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그는 “한미동맹을 더 튼튼히 해 미국 전략자산을 상시 순환 배치해야 한다”며 “한미일 동맹 체제 아래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등 복합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정치적 구호일 뿐 실질적이지 않다”며 “일본처럼 재처리 기술을 한 단계 높이고 미국과 협력해 핵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시도할 경우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 측 핵심 인사들과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미국 정부가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 김문수”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학연’을 앞세웠다. 그는 “트럼프, 일론 머스크와 펜실베이니아대 동문”이라며 “미국에서는 학맥이 중요하다.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곧바로 미국에 달려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유정복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교류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마크 번즈 위원장과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나 한미관계를 논의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전달했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향자 후보는 ‘기술 안보’를 내세웠다. 그는 “반도체 패권 없는 외교·안보·국방은 불가능하다”며 “결국 우리가 가진 무기는 기술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방패, 바이오 방패, 모빌리티 방패, 로봇 방패를 구축해야 한다”며 “다음 세대에 전쟁을 물려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토론 도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의 AI 공약이 비현실적이라며 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