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이렇게는 안해”…국힘 경선 4강 일제히 ‘후보 교체’ 비판

입력 : 2025-05-10 09: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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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북한도 이렇게는 안해”
안철수 “후보 교체 정치 공작극”
홍준표 전 시장도 고강도 비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 후 의총장에서 나와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 후 의총장에서 나와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 선거를 24일 앞두고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 작업에 나서자 당내 경선 참여자들이 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안철수 의원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후보 교체 정치공작극”,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며 “직전에 기습 공고하여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 김문수 후보가 저를 막으려고 한덕수 후보와 친윤들을 한 팀처럼 이용한 과오 있는 것 맞고, 설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교체할 사정이 생겼다 가정하더라도, 다른 경선 참여자들을 배제하고 왜 당원도 아닌 ‘특정인 한덕수’로 콕 찍어서 교체해야 하는 건지 설명 불가능하다”며 “비공개 샘플링한 여론조사 때문이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한덕수 후보를 겨냥해 “그분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고, 계엄발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막지 못한 총리일 뿐”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억지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얼마나 받을 것 같으냐”고 밝혔다.

이어 “친윤들이 그걸 모르겠습니까.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던 것”이라며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며 보수의 혁신 없이 승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 단일화는 이재명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 대선 승리를 위해 합리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당 지도부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잠든 한밤중에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교체 정치공작극과 다름이 없다. 후보 단일화가 아니라 대선 패배주의에 따른 당권장악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세계 민주정당사에서 전무후무할 흑역사와 치욕의 날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당 지도부는 후보 교체 쿠데타 막장극을 즉각 멈추기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지금까지의 경선 과정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를 두고 “한X이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X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10일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나섰다.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일주일만으로, 김 후보와 무소속이던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되자 당 지도부가 사실상 강제로 후보를 교체하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10일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후보 신청 등록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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