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집착, 정책 실종, 늑장 공약… 유권자 표심 흩트린 대선 과정 ‘씁쓸’

입력 : 2025-06-02 18: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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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시작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정책과 공약에 대한 발전적 논의보다 네거티브 공세에 더욱 쉽게 노출됐다. 유튜브 등 SNS가 ‘공론의 장’으로 한층 부각됐지만, 정작 거대 양당은 역대 가장 늦은 시점에 정책공약집을 발표하는 등 본질을 놓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대선에선 지난달 18일, 23일, 27일 연이어 열린 TV 토론을 중심으로 네거티브 공세가 점차 심화했다. 초반에는 이른바 ‘호텔경제론’ 같은 정책에 대한 공방이 오갔지만, 여성 성기를 언급한 ‘젓가락 논란’ 등이 종지부를 찍으며 정책과 공약 검증에서 유권자들이 멀어지게 했다.

정작 거대 양당은 대선을 앞두고 역대 가장 늦은 시점에 정책공약집을 내놓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발표를 했는데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히려 막판까지 주목받은 건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설난영 여사 평가 발언’과 여론 조작 문제를 제기한 ‘리박스쿨 댓글 조작’ 의혹이었다.

직장인 조진영(30) 씨는 “토론회에서 영양가 있는 정책 경쟁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러웠다”며 “모두 통합의 적임자는 자신이라 말하지만, 정작 상대 후보 비판에 대부분 발언 시간을 쏟는 게 아이러니했다”고 밝혔다. 이어 “분열을 더욱 심화하고 자기편 만들기에 급급한 토론이라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2030 세대부터 노인까지 유튜브 등을 활용하는 게 일상이 되면서 온라인 선거 운동은 더욱 활발해진 모습이었다. 후보들이 유튜브 예능 채널까지 출연하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다만 재미가 본질을 가릴 수 있는 데다 자신의 견해를 강화하는 ‘확증 편향’을 심화하게 했단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는 지난 대선처럼 정당 간 굵직한 단일화가 없어 투표 당일까지 고심을 거듭할 유권자가 많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당장 사표를 방지하면서 견제를 위한 선택을 할지, 미래를 내다본 투표를 할지 유권자 고심이 깊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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