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새벽 시간대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불이 나 어린 자녀 1명이 숨졌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노후한 아파트 탓에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이 가족은 최근 주민센터 등에 생활고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5분께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아파트 주민 50여 명이 대피했고 사상자 2명이 발생했다.
불은 4층 집에서 시작됐는데 집 안 침실에는 A(10) 양과 B(7) 양이 있었고 출동한 소방관이 이들을 구조했으나 연기를 흡입한 A 양은 병원에서 숨졌고 B 양은 중태다. 불은 20여 분 만인 오전 4시 35분 꺼졌다.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복도로 나온 인근 주민이 해당 세대의 문틈으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소방에 신고했다.
소방은 거실에서 시작된 불이 침실과 주방 등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화재 당시 집에는 두 자매 이외에 가족은 없었다. 새벽 시간 청소 등 여러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온 부모는 잠든 자녀들을 남겨둔 채 일을 하러 이른 시간 집 밖으로 나선 상태였다. 1994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법령에 따르면 16층 이상 건물의 16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다. 2005년 이후에야 11층 이상 건축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부산진구청에 따르면 피해 가족 부모는 올해 3월 주민센터를 통해 생활고 지원 신청을 했다. 자녀 2명은 기초생활수급 지원 중 교육급여 대상자로 선정돼 교육청에서 소정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