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15일 무난하게 채택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발됐다. 전날 열린 전 후보자 청문회는 드물게 덕담이 오간 정책 검증 자리로 마무리됐다는 평이었으나, 다른 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전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 여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약 11시간 동안 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 초반 국민의힘은 전 후보자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는 “올해 안에 해수부 부산 이전을 업적 삼아 부산시장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며 부산시장 출마 여부를 재차 추궁했다. 이에 전 후보자는 “지금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면서도 불출마 선언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는 “세상일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전 후보자를 둘러싼 뚜렷한 도덕성 쟁점이 불거지지 않으면서, 청문회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정책 질의로 흘렀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해수부를 연내에 이전하기 위해 정부나 국회에 건의할 내용이 있느냐”고 묻자, 전 후보자는 “일단은 예산 확보 문제랑 수산 분야가 소외될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정부조직법을 개편해서 복수차관제 도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해수부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여야가 함께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해수부 ‘복수차관제 도입’과 ‘국가 해양수산위원회 도입’ 등 해수부 조직 개편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부산시장 출마 진의를 추궁하던 야당도 후반에 이르러서는 “최선을 다해달라”,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치러진 다른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여야 고성과 공방으로 점철된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별다른 공방 없이 전 후보자의 청문회가 마무리되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도 무난하게 채택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날 여야 대치가 격화되면 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한 결정이 15일 이후로 밀렸다. 이날 열린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며 회의는 정회됐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어제 양당 간사 간 협의 과정을 통해 오늘 1시 30분 전재수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를 했다”며 “(그러다) 오늘 야당 간사로부터 양당 원내대표 간 풀어야 할 과제가 있어 보류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 후보자에 대한 큰 쟁점이 없었고 원만하게 채택하기로 했음에도 약속을 파기한 형국”이라며 “추론해볼 때 해수부장관을 다른 부처 장관 발목잡기용으로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