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상호관세 15% 합의…한미 관세협상도 분주, '2+2 통상협의' 주목

입력 : 2025-07-23 16:32:44 수정 : 2025-07-23 16:33:49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일, 차·농산물 개방 조건 상호관세 25→15% 낮춰
한국 "日 합의 파악해 협의 대응"…미, 거센 압박
"미, 완강한 입장…일본과 비슷한 수준 타결 필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25일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예고된 가운데 미국이 제시한 상호관세 유예일(현지시간 8월 1일 발효)을 9일 앞두고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속속 관세협상을 타결지으면서 한국에 대한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통상 당국은 한국과 산업·수출 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자동차·농산물 등 시장 개방과 대규모 투자 약속 등 조치를 분석하면서 대미 통상협의의 전략 다지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일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며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는 15%"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올해 4월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를 24%로 예고했다가 지난 7일 25%로 올린 바 있는데, 여기서 10%포인트(P)를 낮춘 것이다. 일본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미국에 자동차·농산물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759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자동차와 트럭, 쌀과 일부 농산물 등에서 자국 시장을 개방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대미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으나, 한국에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대미 투자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사항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도 미국과 조인트 벤처(JV)를 함께 설립해 참여하겠다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한국에도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뜻을 수차례 전달한 바 있어 오는 25일 '2+2 협상' 테이블에 이 문제가 의제로 함께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각각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지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수출하는 자동차, 농산물, 의약품에 대한 각종 규제 적용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 세율을 32%에서 19%로 13%P 낮췄다.

자동차와 농산물, 의약품은 미국이 한국을 향해서도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주장하며 규제 철폐를 주장해온 품목이어서 추후 한미 관세 협상 테이블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무래도 30개월 이상 소고기, 쌀 등 농산물 개방이 협상의 메이저 이슈가 될텐데, 농산물, 방위비, 직접 투자 등 모든 협상 카드를 총동원해야 관세율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일본의 상호관세를 보면 미국의 입장이 정말 완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관세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하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한국에 중요한 품목별 관세 쪽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계속 압박한다면 조선, 항공, 원자료 동맹, 협력사업 등 영역별 협력 내용을 적시하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큰 틀에서 협의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